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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롯데는 3%, 저롯데는 1%…‘고무줄 가산금리’

파주신도시 롯데캐슬 중도금이자 가산금리 논란…“사기분양” 주장도

이철현 기자 기자  2011.07.01 14: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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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믿어 달라 해서 믿고 계약 끝냈더니, 다른 곳보다 높은 금리를 제시하더라고요.” 롯데건설이 대원과 함께 파주 교하신도시에 분양한 2190가구 규모 캐슬&칸타빌 아파트와 관련, 입주예정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중도금이자 가산금리에 문제가 많다는 주장이 끊이질 않고 있고, 일각에선 ‘사기 분양’이란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롯데건설은 ‘별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내막을 살펴봤다.


최근 캐슬&칸타빌 입주예정자와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대원과 함께 지난 2009년 11월 파주 교하신도시에 아파트 분양을 시작했다. 일산 호수공원보다 큰 가온호수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조망권, 야당역 신설 등 편리한 교통을 내세우며 교하신도시의 중심자리라고 적극 홍보하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높은 분양가에 고금리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적지 않은 문제점이 노출되면서 급기야 입주예정자들이 같은 회사에서 분양하는 인근의 모델하우스 등에서 집단 시위를 벌이는 상황으로 치달았다. 입주예정자들이 지적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상대적으로 너무 나쁜 분양 조건이다. 특히 중도금 이자에 3%의 가산금리는 너무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롯데건설이 최근 두번에 걸쳐 분양한 캐슬&칸타빌이 고무줄 금리 논란에 휘말리면서 입주자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사진은 캐슬&칸타빌 조감도.

특히 롯데&칸타빌 건너편에 현재 분양중인 1800가구 규모의 롯데캐슬의 경우, 중도금이자 가산금리가 1%미만인데, 불과 1년반 만에 비슷한 장소에서 분양한 같은 브랜드 아파트의 가산금리가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은 뭔가 잘못됐다는 게 이곳 입주예정자들의 주장이다.

입주예정자 정현성씨(56·가명)는 “브랜드를 보고 결정한 것인데 이렇게 사기 당할 줄은 정말 몰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예정자는 “비슷한 시기 분양한 다른 아파트는 모두 중도금 무이자인데 여기는 그 보다는 좋으니 무이자는 아닐 것이라는 정도는 알고 있었다”며 “분양공고 볼 때도 중도금 10%에 이자후불제 금리 5% 정도로만 알고 분양을 받았는데 3% 가산금리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롯데건설에서 제시한 중도금 이자는 변동금리(CD)에 3%의 가산금리를 적용한 방식이다. 이는 CD와는 다르게 고정적으로 적용되는 이자율이다. 우량한 대형 건설사는 보통 이를 1%대로 낮춰주기도 한다. 이에 입주예정자들은 롯데건설에 이 같은 고금리를 낮춰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롯데건설이 이를 거절하며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이들은 은행간의 담합과 시공사의 횡포에 이 같은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다. 2190가구 규모 아파트의 대출기간은 지난해 3월22일 1차 납부를 시작으로 내년 2월20일까지다. 공고일(2009년 11월13일) 기준 책정된 이 같은 가산금리는 당시 은행 평균 가산금리가 2.3~2.7% 정도인 것에 비해 높게 책정됐다는 것. 특히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외환은행은 당시 입찰에서 모두 CD2.79, 가산금리 3%로 나섰는데 이는 명백한 금리담합이라고 보고 있다. 이후 타 은행에 이 같은 건을 의뢰해 2.8%로 조정된 안을 받았지만 롯데건설은 이 역시 거절했다는 것이다.

입주예정자 박순희(38·가명)씨는 “사기극에 완전히 속았다”며 “계약해지도 어려워 미칠 지경”이라고 현재 심경을 드러냈다. 이 예정자는 “분양 당시 전화로 중도금 이자에 대해 문의를 했는데 ‘다른 건설회사보다 더 많이 받겠느냐. 롯데건설을 뭘로 보느냐. 걱정마라. 믿어 달라’고 해서 정말 믿었다”며 “계약 끝나고 나니 가산금리 3%로 결정됐다는 것을 우편으로 보냈다”고 말했다.

박씨는 이어 “너무 높지 않느냐고 하니까 ‘최선을 다해 은행들과 협상했다’며 ‘입찰을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이해해 달라’고 했다”며 “어이가 없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 예정자는 “지금도 속았다는 생각에 잠도 못자고 있다”고 호소했다.

◆롯데건설 “전혀 들은 바 없다”

이에 대해 롯데건설 관계자는 “입찰을 통해서 가장 싼 것을 선택한 것인데 어떻게 똑같을 수 있는가”라며 “금리는 은행마다 형성하는 수치가 있을 것인데 그에 맞춰진 것이지 우리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은행과 시공사, 입주예정자가 약정을 맺은 것인데 이제 와서 약정을 파기하고 2.8%안을 받아들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 “2009년 11월에는 금리가 낮았고 현재는 금리가 높았다”며 “그에 맞춰서 가산금리가 책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 모든 것은 은행에서 알아서 진행하는 것이고 우리는 시공만 할 뿐이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담합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만일 그렇다면 정말 흔하지 않은 일이다”며 “그렇게 똑같이 나올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할 정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확실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입찰과정에서 은행과 시공사가 짜고 치는 고스톱을 쳤을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