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재벌그룹, 계열사 일감 몰아주고 ‘10조 챙겨’

경제개혁연구소 보고서…29개사 190명, 투자금액 대비 7.55배 이득

나원재 기자 기자  2011.06.30 16:30:07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29개 재벌그룹 지배주주 일가가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지원성거래)로 총 9조9588억원의 부를 증식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이들이 애초에 투입한 금액이 1조3195억원임을 감안할 때 투자금액 대비 7.55배에 달하는 이득을 취한 셈이다.

   
재벌그룹 지배주주 일가가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지원성거래)로 부를 증식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경제개혁연구소는 지난 6월29일 ‘회사기회유용과 지원성거래를 통한 지배주주 일가의 부(富) 증식에 관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지난해 말 기준, 계열사 부당지원으로 의심되는 29개 재벌그룹과 85개 회사에 대한 지배주주 일가의 주식 시세차익과 배당수익 등을 분석한 결과, 190명이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을 통해 재산을 늘린 것으로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재벌그룹 지배주주 일가는 기업 설립 초기에 대량의 지분을 취득한 후, 계열사들이 해당 기업에 일감을 집중적으로 몰아주는 방식을 통해 매출을 늘리고, 기업 가치를 높여 결과적으로 오너의 지분가치가 늘였다.

보고서는 또, 이들이 현금으로 받은 배당수익은 5675억원으로, 이들 중 77명을 배당금만으로 투자금액을 전부 회수했으며, 1000억원 이상 부를 늘린 개인도 13명이라고 밝혔다.

개인별로는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의 재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 부회장은 글로비스 등 핵심 계열사 주식 취득에 446억원을 투자, 현재 배당금을 포함한 보유 주식이 2조1837억원이다.

이어 SKC&C 등에 101억원을 투자한 최태원 회장은 2조439억원의 이익을 얻어 202배인 2만182%의 투자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외에도 회사별로는 현대차그룹 지배주주 일가가 3조8021억원, 계열사 현대글로비스 주주가 3조3065억원으로 전체 29개 대기업 중 부의 증식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29개 기업의 평균 수익 증가액은 3434억원이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경제개혁연구소가 실제로 지배주주의 회사기회유용과 지원성거래로 얼마나 큰 폐해가 발생하고 있는지 실증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작성했다.

이와 관련, 6월 현재 대기업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규제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세금 없는 편법적인 증여와 상속에 대해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이, 공정한 시장경쟁을 훼손하는 부당지원행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규제를 마련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