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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민성방광’ 전립선비대증으로 오인 허다

男10%-女14.3% 유병률…우울증 동반율 높아 반드시 치료받아야

조민경 기자 기자  2011.06.30 10: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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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여성만의 배뇨장애 질환으로 인식돼온 과민성 방광이 성인 남성 10명중 1명꼴로 나타날 정도 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남성의 대표적인 배뇨장애 질환인 전립선 비대증보다 사회생활에 미치는 악영향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와 대한비뇨기과학회는 29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과민성 방광(OAB)이란 소변이 방광에 차는 동안 방광이 비정상적으로 수축해 급하게 요의를 느끼며 소변을 참기 어렵고 소변을 자주 보는 질환이다. 과민성 방광의 증상으로는 빈뇨, 절박뇨, 절박성 요실금, 야간 빈뇨 등이 대표적이다.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가 골드리본 캠페인과 진행과 함께 과민성 방광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이규성 학회장.
하루 8회 이상 화장실을 찾으면 빈뇨로 볼 수 있고 절박뇨는 소변을 참기 힘들어 급히 화장실을 가야하는 것을 말한다. 또 소변이 마려울 때 충분히 참지 못하고 소변이 새서 옷을 적시는 절박성 요실금과 야간 수면 중 2회 이상 소변을 봐야하는 것이 야간 빈뇨도 과민성 방광의 증상 중 하나다.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 한덕현 교수(삼성병원)는 “18세 이상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과민성 방광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12.2%가 과민성 방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남성은 10%, 즉 10명 중 1명이 앓고 있어 여성(14.3%)의 유병률과 큰 차이가 없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특히 남성에 있어 연령이 증가할수록 과민성 방광 질환자 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0대에서는 12.9%, 50대 16.1%, 60대 이상은 23.7%가 과민성 방광을 앓는 등 60대 이상에서는 40대에 비해 과민성 방광 유병률이 2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럼에도 대부분이 과민성 방광을 전립선 비대증으로 오인하고 방치해 상대적으로 치료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한 교수는 “과민성 방광의 진단과 치료가 중요한 이유는 대표적 남성 질환인 전립선 비대증보다 삶의 질과 업무생산성을 더 저하시키고 우울증 동반율은 더 높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과민성 방광으로 업무 생산성에 지장을 받았다고 응답한 남성은 52.8%로 전립성 비대증 환자(39.2%)보다 1.4배 많았다. 또 우울증 동반율은 23.6%로 나타나 정상인(7.4%)보다 3배, 전립선 비대증 환자(11.5%)보다 2배 이상 높았다. 과민성 방광 때문에 이직, 조기 은퇴, 퇴사 당한 적이 있는 사람(4.5%)도 전립선 비대증 환자(2.1%)보다 2배나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뿐 아니라 과민성 방광 환자들은 전립선 비대증 환자보다 성 생활 만족도 역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과민성 방황 환자들의 성 생활 빈도 및 만족도는 전립선 비대증 환자보다 2배 이상 낮아 사회활동뿐 아니라 부부생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대한배뇨장애학회 김준철 교수는 “과민성 방광은 비뇨기과 전문의 상담 아래 지속적으로 치료하면 증상 개선효과가 큰 질환”이라며 “10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약물 치료효과를 조사한 결과 배뇨 횟수가 줄어드는 등 생활불편이 감소하고 삶의 질 개선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높은 치료효과에도 불구 환자의 자의적 판단으로 약물 복용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아 재발율이 6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약물 지속률은 3개월째 60%가 감소했고 6개월째는 70%가 약물 복용을 중단했다.

김 교수는 “고혈압과 고지혈증의 경우 환자의 50~70%가 1년 이상 약물을 지속적으로 복용했으나 과민성 방광의 경우 1년 이상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가 9%에 불과했다”며 “과민성 방광도 고혈압과 마찬가지로 평생 약을 먹어 치료해야하는 질환으로, 약물치료 지속률을 높이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는 세계요실금의 날 전후로 2주 동안을 ‘골드리본 캠페인’ 주간으로 선포, 방광 질환에 대한 대국민 홍보와 교육 프로그램 전개를 통해 인지도 재고 노력을 펼치고 있다.

다음은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 이규성 회장과의 일문일답.

-환자의 약물 순응도가 낮은데, 약물 복용에 불편함 때문 아닌가.
▲약물 순응도, 즉 약물복용을 중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약물의 효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3개월 정도 지속적으로 약물을 복용해야 하지만 상당수 환자들이 2~3주간 복용 후 치료효과가 없다고 판단해 중단하는 이유가 가장 크다. 또 구갈(입이 마르는 증상) 등 약물 부작용도 약물 순응도가 낮은 이유 중 하나다.   

-과민성 방광 남성과 여성의 치료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남성과 여성의 경우 과민성 방광 원인부터 차이가 있다. 여성의 경우 방광 자체 문제로 기인하는 경우가 많으나 남성은 전립선 비대증에 기인한 2차적 질병인 경우가 많다. 과민성 방광 치료는 방광의 과도한 수축을 막기 위해 이완시키는 것이 중요한데 소변을 보기 힘든 전립선 비대증과 동반되는 경우 방광을 이완시키게 되면 더욱더 소변을 보기 힘들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치료해야 한다. 

-과민성 방광 환자도 민간요법을 많이 시행하나.
▲전립선 비대증에 비해 민간요법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과민성 방광 환자들이 자주 화장실을 가는 반면 한 번에 보는 소변양이 적기 때문에 옥수수수염 다린 물 등 이뇨효과가 있는 식품을 찾는 경우가 많다. 이런 식품을 섭취하면 소변이 많이 나오니까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사실은 소변횟수가 더 늘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효과가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