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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소형아파트 가격상승폭, 대형 10배 올라

[상반기 수급시장결산①] 지역별 분양 양극화…수도권 수급 ‘불안정’

김관식 기자 기자  2011.06.24 09:3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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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올 상반기 아파트 수급시장은 지속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금융위기 이후 주택거래가 꽁꽁 묶이면서 위축된 주택 구매심리가 올해까지 이어진 까닭이다. 무엇보다 올 상반기에는 지방과 수도권의 분양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 2007년 말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 수도권 외곽지역에 대거 쏟아낸 물량들에서 미분양이 발생함에 따라 수도권은 분양실적이 급감했지만, 반대로 지방은 한 동안 뜸했던 새 아파트 공급이 물꼬를 트면서 부산을 중심으로 지방 곳곳에 부동산 열기가 확산됐다.

   
지방과 수도권의 분양 열기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올 상반기 부산을 중심으로 퍼진 청약열기가 수도권까지 미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전반적으로 침체기를 겪었던 올 상반기 분양시장에서는 유독 중소형아파트가 인기를 끌었다. 1~2인 가구 증가, 주택시장 불황 등으로 주거 트렌드가 중대형에서 중소형아파트로 바뀌는 시점을 맞게 된 것이다.

◆엇갈린 청약열기

올 상반기에는 전국 아파트 13만여 가구가 공급되면서 전기 대비 분양물량이 66% 증가했다. 지방 분양시장이 살아나자 신규물량 공급에도 탄력을 받은 것이다. 특히 지방은 청약 성적 좋았던 부산, 경남, 충청 등지를 중심으로 분양물량 증가해 전기 대비 2배 가까이 늘은 7만2000여 가구가 공급됐다.

지방 분양 열기는 수도권에까지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지난해 하반기 분양시장 침체로 분양을 미뤘던 재개발, 재건축, 신도시 등 공급이 재개되면서 전분기 대비 42% 증가한 5만7000여 가구가 공급됐다.

하지만, 지방과 수도권 간의 청약 성적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지방 분양시장은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연일 청약마감 행진을 기록했지만, 수도권은 저조한 청약 성적으로 상반기를 마감했다. 미뤄졌던 공급물량은 회복세에 접어들었지만, 수요가 뒤 따라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방은 기존 아파트값 강세와 더불어 개발 호재가 맞물리며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수요까지 몰리는 현상을 나타냈다. 부산은 상반기 청약경쟁률이 높았던 TOP5를 모두 차지할 정도로 청약열기가 높았다.

반면, 수도권은 입지가 우수하거나 분양가격이 저렴한 일부 단지에서만 수요가 발생했을 뿐 전반적으로 저조한 청약 성적을 기록했다.

◆중소형아파트 열풍

주택시장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인해 가격부담이 낮고 미분양 리스크가 적은 중소형아파트 공급이 상반기에 집중됐다. 과거 집값 상승 여력이 높았던 대형 아파트가 부동산 시장 침체와 맞물리면서 미분양·미입주로 남게 되자 수요자, 공급자 모두 중소형아파트를 선호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중소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면적별 신규아파트 분양가격 격차가 줄어드는 등 중대형·중소형 아파트에 대한 양극화 현상이 전국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가 2004~2010년 수도권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 제외) 3.3㎡당 분양가를 조사한 결과, 전용면적 85㎡이하와 초과의 격차는 지난 2007년 427만원의 최고조에 이른 이후 2010년 125만원으로 좁혀졌다.

금융위기 이후 높아진 금리 등의 영향으로 수요자들이 고가의 중대형아파트 매입을 꺼려했던 반면, 중소형은 전·월세난으로 인해 수요가 증가한 이유에서다.

중소형 아파트 선호도가 높아짐에 따라 가격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부동산1번지에 따르면 지난 2006년부터 현재(6월21일 기준)까지 재건축을 제외한 서울시내 아파트값 상승률을 조사한 결과 서울의 소형주택 가격 상승폭은 대형의 10배 가까이 올랐다. 

◆분양가·미분양도 양극화

전국적으로 분양가가 하락했지만 지방은 오히려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양호한 청약성적를 거두고 있는 지방을 중심으로 분양가가 오르고 있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6월 기준 전국 평균 분양가는 3.3㎡당 962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1000만원하던 분양가가 900만원대로 떨어졌다.  

그러나 지방 전반적으로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올 상반기에는 9.3%가 상승했다. 특히 부산은 19.2%나 상승했다. 해운대구 중대형아파트가 분양돼 부산 전체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대전에서는 분양가 상승률이 31.3%로 재개발 일반분양과 대전 과학벨트 인근지역으로 분양가가 올랐으며, 경남에서는 물금지구가 2007년 10월 이후 오랜만에 분양에 나서 분양가를 끌어 올렸다.

한편, 건설사 유동성 악화의 주범인 미분양 주택도 줄고 있다. 청약열기가 기존 아파트에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4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2232가구로, 전월 (7만7572가구) 대비 5340가구 줄어 11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방은 지난 3월(5만483가구) 대비 3259가구 감소한 4만7224가구로, 미분양 최고점이던 2008년 12월(13만9000가구)대비 약 66%줄어들었다. 25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 중이다.

부산에서 시작된 분양 열기가 대전지역까지 북상하면서 올 하반기 수도권 분양시장의 회복 조짐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부동산114 임병철 팀장은 “민간분양물량이 점차 증가하면서 수도권 분양시장도 서서히 회복세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서울 도심아파트, 위례신도시, 강남 보금자리주택 등 유망사업장 분양이 하반기 예고돼 있어 청약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