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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 분쟁, 오일 쇼크 재점화 변수되나

지정학적 불안에 중동산 석유 동아시아 공급선 타격 가능성

노현승 기자 기자  2011.06.22 17: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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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제2의 페르시아만'이라고 불리는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간의 갈등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이 해역에는 풍부한 석유자원이 매장되어 있는 남사군도(南沙群島)가 포함되어 있어 영유권 분쟁이 지속되고 있다. 48개 섬으로 이뤄진 난사군도 해저에는 전 세계 4위권에 해당하는 177억톤의 석유와 450억톤의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대만·베트남은 해수면상의 모든 도서에 대한 영유권을, 중국·대만·필리핀은 해수면하의 모든 지형물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현재 남사군도 가운데 중국권에 속하는 섬은 9개이며 이 중 8개는 중국, 나머지 1개는 대만이 통제하고 있다. 나머지 45개는 베트남·필리핀·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브루나이가 점유하고 있다.

◆ 남사군도 분쟁 일촉즉발

   
남사군도(영문명칭: 스프래틀리 군도)
남사군도를 둘러싼 주변 국가들의 대립은 이미 해묵은 과제지만, 최근 중국과 베트남이 격렬하게 대립하면서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중국은 무력시위 성격의 최대 규모 해양 순시선인 '하이순 31호'를 남사군도에 투입했다. 하이순 31호는 15일(현지시간) 중국을 출발해 남사군도를 지나 19일 오후(현지시간)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이를 두고 국제사회는 남사군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기 위한 일종의 시위로 해석했다.

베트남은 이러한 중국 측 움직임에 격앙된 상태다. 19일(현지시간) 베트남 시민 300여 명은 하노이 시내 중국대사관 앞에서 중국의 주권 침해를 비난하는 시위를 가지는 등 반중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시위대는 "중국은 남사군도 등 베트남 해역 불법 침범을 중단하라" "중국의 야욕을 분쇄하자"라며 강도 높게 중국을 비난하고 나섰다.

아울러 베트남은 32년 만에 '징병령'을 발동했고 중국 역시 군사훈련 등 돌발사태를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응우옌떤중 베트남 총리는 지난 15일 "1972년 2월 중국과의 전쟁 후 32년만에 처음으로 징병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징병령은 공무원과 독자 등 전시에 징병대상에서 제외되는 사람들의 범위를 규정한 법령으로 전면적인 군대 동원령과는 다르다. 그러나 중국과 영유권 분쟁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온 징병령은 베트남 정부가 무력 동원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해석되기 때문에 더욱 주목된다.

중국 또한 준비태세에 들어갔다. 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인 해방군보를 비롯한 중국의 관영매체들은 19일 인민해방군이 남중국해에서 최근 실시한 3건의 군사훈련 내용을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관영 매체를 통해 군사훈련 사실을 잇달아 공개하고 순찰함으로 남중국해에 파견한 것은 남사군도 영유권 문제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경고신호를 주변국에 보내려는 의미라고 해석하고 있다.

◆ 무력 충돌 시 동아시아로 피해 번져

남중국해는 자원의 보고인 동시에 세계적으로 가장 핵심이 되는 해상교통로이기도 하다. 특히 원유 운송은 100% 해운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남사군도는 지정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

동아시아의 대표적인 자원(특히 원유) 수송로는 중동-아라비아해-인도양-말라카 해협-남중국해-동중국해-일본·한국으로 이어지는 해상 교통로이다. 남중국해에 대한 영유권 분쟁이 무력 충돌로 발전하게 된다면 그 피해는 단지 분쟁 당사국 외에도 이 해역을 거쳐 자원 운송을 하는 모든 주변국에게까지 번지게 된다.

자원의 보고이자 주요 해상운송로인 남중국해 영유권 무력 분쟁은 물류 마비로 이어지며 곧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성장세 둔화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는 현재의 동아시아 상황에 더욱 큰 관심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