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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반값 등록금’ 이유 있는 혼선

이종엽 기자 기자  2011.06.21 16:2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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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민주당도 드디어 ‘반값 등록금’으로부터의 ‘출구 전략’을 택했나?

반값 등록금 현실화를 위해 적극적 행보를 택한 민주당이 당내 수뇌부들간 의견 조율이 되지 않아 ‘불협 화음’이 나오고 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19일 서울 서교동 한 카페에서 대학생들과 ‘번개’ 모임을 가진 자리에서 “2달 후(2학기) 등록금 고지서를 반값으로 내리는 것은 보장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13일 의총에서 내년 1학기부터 등록금을 반으로 낮추는 방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이에 앞서 당장 이번 6월 임시국회에서 5000억원 추경 편성 카드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당장 추경 편성부터 여당과 정부가 난색을 표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6일 언론사 경제부장 간담회에서 “(반값 등록금 예산을) 빨라도 내년에나 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과 정부간 당정 협의도 21일 현재 일단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문제는 촛불 집회 등에 나서고 있는 대학생들의 주류 정서는 당장 2학기 고지서부터 속도감 있는 혜택이 제시되기를 원하고 있다는 데 있다.

현재와 같은 소강 상태를 해결하지 못하면, 변덕스러운 표심 풍향이 오히려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시각으로 급격히 바뀔 위험성이 높다.

   
19일 손학규 대표,김진표 원내대표 등 당 중진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교동 홍익대 한 까페에서 열린 ‘반값 등록금’ 관련 ‘번개 모임’에 참석했다. 사진= 민주당 홈페이지.

◆ 포퓰리즘 경쟁 안 돼…당내 불만 고조

문제는 또 있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회경제팀장이 21일 ‘반값 등록금 정책 토론회’에서 언급한 바 등을 종합해 보면 ‘조건 없는 반값 등록금’에는 5조7000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

5800억 추경도 어려운 판에 5조7000억을 논하는 자체가 난센스라는 회의감이 민주당 내에서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재원 마련이 얼마나 현실 가능하느냐는 부분에 집중 될 수 밖에 없다. 기재부 장관 출신인 강봉균 의원이 무분별한 국가 재정 투입 주장에 제동을 걸고 있다. 강 의원은 사립대 구조조정 문제를 다루지 않고 국가재정을 투입하는데 부정적이다.

김효석 의원 역시 한나라당과의 선명성 경쟁으로 반값 등록금 문제가 변질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김 의원은 “(등록금 문제는) 하나라도 성과물을 만들어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단계적으로 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당내 노선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상황이다.

결국 손 대표의 민주당 지도부는 이번 반값 등록금 문제로 처음에는 재미를 보았으나, 이 문제를 끌어안고 갈수록 당 노선 갈등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부담을 갖고 있다.

특히, 김진표 원내대표는 지난 2005년 교육부총리 시절 현재의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노력이 아니라 오히려 대학 등록금 인상을 주장한 바 있다.

당시 교육 정책 최고 수장의 자리에 있던 김진표 부총리는 2005년 5월 27일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네티즌과의 대화'에서 "국립대도 서서히 사립대 수준으로 등록금을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큰 파문을 불러 일으킨 전력이 있다.

반값 등록금을 둘러싼 이러한 당내 논쟁이 본격화될 경우, 현실적 정책 제시 능력에 대한 논란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따라서 민주당은 이러한 한계 때문에 차라리 당내 혼선을 어느 정도 드러내더라도, 반값 등록금이라는 ‘버거운 숙제’로부터 빠르게 탈출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분석에 무게추가 기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