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최저가격입찰 딜레마와 ‘相生’의 함수관계

김병호 기자 기자  2011.06.21 14:32:18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아웃소싱 업계에 끊임없는 대두되고 있는 최저가격입찰 문제는 사용업체와 협력업체의 ‘다함께 잘 살자’라는 ‘상생’이 거론되면서 다시금 화두로 떠올랐다. 이는 단지 한 분야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닌, 현재 우리사회가 전진하기 위한 우리의 문제이며 이를 개선해야 할 정부와 공공기관의 큰 과제다.

기업의 최종적이며 기본적 목표인 이익창출, 이를 위한 경쟁은 기업과 자본주의가 가지고 있는 가장 발전적이며 핵심인 가치다. 하지만 이러한 경쟁은 우리경제가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한 가장 위험한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현재 민간 기업이나 공공기관은 이익창출과 사회적인 복지 서비스, 국익을 위한 여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이를 이행하기 위한 기업들의 협업은 당연지사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제적인 구조상 사용 기업이 있고 또 그 밑에 하청을 받거나 전문적인 일을 맡아 처리하는 기업들이 존재한다. 이를 위해 경쟁하고 좀 더 나은 서비스, 품질을 지향한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좀 더 나은 서비스와 품질, 기술력 등을 중시하며 발전해야 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이점보다는 무분별한 가격경쟁, 인맥, 로비 등의 자본주의 ‘사회악’ 또한 적지 않다.

올해 공공기관의 아웃소싱 수주상황을 보더라도 이를 쉬이 짐작할 수 있다. 공정한 경쟁과 품질, 서비스 향상을 위해 매년 입찰을 실시하고 있는 한 공사의 경우, 100% 예산의 수주가격은 매년 그 가격이 낮아지고 있다. 98%의 예산이 95%, 93%로 올해는 90% 선까지 가격이 책정되며, 협력업체를 선정하고 수주를 내줬다. 기술 및 품질이 좋아지고 서비스가 향상되면서 가격경쟁이 낮아질 확률은 희박하다.

한 협력업체에 따르면, 매년 실시하는 공개입찰의 선정·평가에서 가격비중이 20%를 차지해 가격제안을 적정히 제안하기가 매우 힘들다. 아웃소싱이라는 산업의 특성상 기술, 서비스 등 많은 면을 평가 받아도 가격 20%는 무시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협력업체들은 당연히 다른 경쟁업체들 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하기 마련이다.

협력업체는 그만큼 낮아진 마진으로 인해 직원급여나 복지 문제들에 소홀해 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다시 직원들의 불만으로 이어지고, 다시 사용업체에게 나쁘게 작용하는 악순환의 결과를 낳게 된다.

사용업체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처음 취지와는 다르게 나은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한 경쟁이 결론적으론 가격경쟁에만 치우친 업체선정을 초래하게 되어 실질적인 성장과는 점점 더 멀어지게 된다. 또한 그 서비스를 받은 국민들은 항상 같은 수준의 서비스나 그나마 못한 품질에 정체되고 마는 현상이 벌어진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늘어만 가는 경쟁업체, 수주실적을 위한 기업의 몸부림, 점점 힘들어지는 기업현실에서 모두 같이 잘 살자는 ‘상생’은 점점 실현 불가능에 가까워 질 것이다.

‘상생’이라는 ‘같이 잘 살자’를 외치는 것만이 아니라, 공공기관들이 보다 현실적인 적정가격을 제시하거나, 가격비율을 낮추고 서비스나 품질, 기술력 등에 비중을 높여 협력업체를 선정하는 ‘상생’, 이를 위해 공공기관들이 몸소 실천의 지혜를 보여주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