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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80 탑승기] 찬사와 불평…승객반응 제각각

좌석·편의시설 명품시설 각광…일부승객 “이코노미 승객에 대한 배려는 없었다”

전훈식 기자 기자  2011.06.20 16:3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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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역사적인 첫 취항 길에 오른 대한항공의 A380 항공기를 탑승한 승객들의 상반된 반응이 흥미롭다. ‘명품’ 좌석을 비롯한 다양한 편의시설에 대해서는 찬사를 보내는 반면, 비즈니스석 및 일등석 승객만을 고려했다는 불평도 나왔다. 이는 대한항공을 대표하는 기종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세계 6번째, 동북아 최초로 도입된 A380의 나리타행 KE380 항공편에 탑승해봤다.

지난 6월17일 오전 8시경, 인천국제공항 10번 게이트는 A380의 첫 취항을 몸소 경험하려는 승객들로 붐볐다. 세계 6번째, 동북아 최초로 도입된 A380에 대한 세간의 관심을 고스란히 담은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대한항공 A380의 탑승구는 총 3개로 일등석 및 비즈니스 석, 이코노미 석 등으로 구성됐다.
출발 30분전인 8시40분, 열린 탑승게이트에 들어서니 3개의 탑승구 문이 눈에 들어왔다. 1층은 각각 일등석과 이코노미석 입구 2개가 있었고, 2층에는 비즈니스 전용 문이 고객들을 맞이했다.

◆“여행 수단 아닌 비행 자체가 목적”

“기내에 면세점뿐만 아니라 이처럼 칵테일 바까지 갖췄습니다. A380에는 비행이 여행을 위한 수단이 아닌 비행 자체가 목적이 되는 새로운 개념이 적용됐습니다.”

앞서 16일 기념시험 비행에서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발언이 문득 떠올랐다. 조 회장의 이번 발언은 명품화 전략을 내세운 대한항공의 A380에 대한 기대감을 잘 담아낸듯 보였다.

이러한 생각도 잠시. A380에 오르자 더 넓어진 좌석이 단번에 눈길을 잡았다. 총 407개의 좌석으로 만들어진 이코노미석의 무릎과 앞좌석 사이 간격은 86.3㎝로, 타 항공사에 비해 7.4~7.6㎝ 가량 넓다. 다리를 펴고 앉기에 편했다. 

   
‘코스모 스위트’ 좌석이 설치된 일등석은 넓은 공간을 확보해 누울 수도 있으며 버튼만 누르면 독립 공간도 제공한다.

일등석 ‘퍼스트 클래스’엔 좌석 1개당 2억5000만원의 거금이 들어간 ‘코스모 스위트’ 좌석이 설치됐다. 침대처럼 누울 수도 있으며 버튼만 누르면 좌석 둘레에 스크린이 올라가 독립 공간을 제공한다.

세계 최초로 2층 전체를 프레스티지 클레스(비즈니스) 좌석으로 구성한 대한항공은 다른 A380와 비교해 더 많은 총 94석을 배치했다. 퍼스트 클래스처럼 180도로 누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후방에 마련된 무인 기내바 및 라운지에선 6가지 칵테일도 무료로 마실 수 있다.

각 좌석마다 장착된 23인치 AVOD는 엔터테인먼트적 즐거움을 시원스럽게 만끽할 수 있게 배치돼 있고, 특히 항공기 전·후방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항공기 밖 풍경을 볼 수는 콘텐츠는 매우 신선했다. 게임과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는 여행의 무료함을 달래는 데 제격이란 생각도 들었다.

이코노미석의 한 30대 탑승객은 “다른 항공기보다 좌석도 편안하고 다양한 콘텐츠도 즐길 수 있어 보다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었다”며 “앞으로 A380항공기가 여러 노선에 배치될 경우, 자주 이용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코노미 고객은 기내바 이용 못해

하지만 대한항공의 A380은 모든 승객을 만족시키지는 못했던 것 같다.   

   
대한항공의 A380항공기를 탑승해본 승객들의 불만이 여기저기서 제기되고 있다.

우선, 대한항공이 자부하던 기내바를 이코노미 이용 고객은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비즈니스석인 2층 전·후방과 1층 퍼스트 클래스 전방에 마련된 기내바는 이코노미 승객의 접근이 용이하지 않을뿐더러 2층으로 연결된 계단에는 차단막까지 설치돼 있다.

면세품 전시장에 대한 지적도 쏠쏠치 않게 나왔다. 1층 후방에 설치된 면세품 전시장은 너무 좁아 상품 진열에 한계를 보이고 있으며 승객 역시 4~5명 정도만 관람이 가능한 규모다.

   
지난 17일 나리타행을 첫 취항한 대한항공 A380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승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 전시장은 당초 상품을 판매하는 ‘기내면세점’이라고 홍보했다가 규정상 불가 판정이 나면서 급하게 ‘면세전시 공간’으로 바뀐 탓에 효율성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실제로 전시장 앞에서 상품에 관심을 보이던 몇몇 승객들은 판매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선 발길이 돌리기도 했다.

총 3개의 탑승구 중 1개 탑승구로 약 400여명의 이코노미석 승객들이 출입을 해야 하는 통에 빚어진 혼잡함과 승객 정체현상 때문에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간간히 나왔다.

이 문제로 승무원에 항의한 정채문(사업가·50대)씨는 “A380에 관한 홍보와는 달리 다수의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게 될 이코노미석에 대한 배려는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