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 합병증이 많고 예상치 못한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 탓에 척추 관련 의사들이 가장 꺼리는 노인척추환자. 젊은 사람들과 달리 신경 쓸 부분이 많고 그에 따른 위험부담도 커 병원에서 '환대(歡待)'가 아닌 '한대(寒待)'를 받는 신세의 노인척추환자만을 시술하는 의사가 최근 우리 사회에서 회자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국내 최초로 '노인척추전문' 간판을 내건 시너지병원의 김원중 원장. 김 원장은 국내 척추 분야에서 이미 높은 시술 수준으로 이름을 날린 인물이다. 특히 노인척추 관련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이처럼 잘 나가는 의사가 왜 남이 꺼리는 환자만을 고집할까? 데일리메디는 김원중 원장을 만나 그 이유를 들어봤다.
[편집자주]노인환자와 미필적 고의김원중 원장은 "단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유로 노인환자의 고통을 방치하는 것은 미필적 고의라고 생각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노인환자 방치'라는 미필적 고의를 저지르는 사람은 환자의 보호자는 물론 노인환자를 꺼리는 의사들도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척추 관련 의사 입장에서는 노인환자들이 부담의 대상이기 때문에 시술 자체를 꺼린다. 특히 내가 안되면 다른 의사도 안된다는 위험한 발상이 환자를 방치시킨다"
실제 김 원장은 서울대병원, 백병원, 우리들병원에서 재직 당시 다른 의사들이 꺼리는 노인환자와 재수술 환자만을 도맡아 시술했다.
시술 횟수가 늘어날수록 냉대 받는 노인환자들에 대한 애틋함이 생겨났고 여기에 남들이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임상사례를 축적하면서 자신의 시술 방향키를 노인환자에게로 돌렸다.
부담스런 노인환자, 해답은 맞춤형 시술김원중 원장은 수 천건의 노인척추환자 시술을 진행하면서 환자마다 다른 질환적 특성이 있음을 간파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에 매달렸다.
결국 그는 기존의 기구를 환자의 특성에 맞게 달리 적용시키는 방법을 찾아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김 원장이 고안해 낸 시술은 폴리에틸렌과 실리콘, 형상기억합금을 이용해 척추에 가해지는 무게를 분산시키고 손상된 척추의 안정성을 되찾아 주는 '유연성 척추 안정술'.
지금까지 290명을 대상으로 이 시술을 실시한 결과 90%인 260명에서 증상이 호전됐으며 감염율도 1% 미만으로 떨어트렸다.
이제 노인들도 건강상태에 따라 삶의 질을 개선시킬 수 있는 '맞춤 척추수술' 시대를 예고한 것.
김원중 원장은 "노인들은 젊은 사람들과 달리 고혈압, 당뇨, 심장 등 하나 이상의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질환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맞춤 시술을 시행해야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다"고 설파했다.
레드오션 속에 숨겨진 블루오션김 원장이 고안해 낸 '유연성 척추안정술'은 국내외 학계에서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미 국내 학회에서 특별 강사로 초빙될 만큼 시술의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해외 학회의 섭외도 줄을 잇고 있다.
결국 아무도 하지 않으려던 분야에 쏟아부은 열정이 인정을 받으며 新 블루오션 개척자로 평가받게 된 것.
하지만 김 원장은 "앞으로 해야 할 일이 태산"이라며 현실 안주에 대해 강한 경계심을 나타냈다.
그는 우선 현재까지 축적된 임상경험과 환자별 시술 사례를 토대로 맞춤형 수술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는 의지다.
또 해외에서 이 시술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외국에 나가 시술법을 전수하는 한편 해외환자 유치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무엇보다 고통 속에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노인환자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줄 열정과 실력을 겸비한 후학 양성에 주력할 방침이다.
김 원장은 "현재 국내 60세 이상 노인의 20%가 척추시술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며 "보다 많은 노인환자를 고통에서 탈출시켜 주기 위해 후배 양성에 힘 쓰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