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노조 전·현직 간부를 포함한 현대차 직원들이 사이버도박 혐의로 지난 6월19일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번에 적발된 97명 가운데 일부는 근무시간에 업무용 PC 등을 이용해 사이버도박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베팅 금액이 최대 1억원에 달했다고 하는데, 이는 단순한 게임 수준을 넘어선 그야말로 심각한 도박 행태가 아닐 수 없다.
현대차노조 관계자들의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현대차 사상 최악의 파업사태를 주도했던 이헌구 전 현대차 노조위원장이 파업자제 등을 빌미로, 사측으로부터 2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사건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일이다.
2007년에는 노조가 채용비리 사건에 휘말리는 사건도 있었다. 노조 대의원 대표가 구직자들로부터 4억1500만원의 취업 사례비를 챙겼다. 당시 채용비리 사건으로 8명이 구속 기소됐다.
현대차노조는 현재 타임오프제 도입, 복수노조 허용 문제 등을 놓고 사측과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휴가 전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어 현재 긴장감이 고조된 상태다. 노조 측은 타임오프제 도입으로 인해 불필요한 노조전임자의 인원 감축을 해 노조 활동을 위축시키려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노조의 활동을 위축시켜서는 안 된다는 이 같은 주장은 도박 문제로 설득력을 상당 부분 잃게 됐다. 노조 관계자들의 ‘업무 시간’은 노조원들을 위해 모두 사용해도 모자랄 시간이다. 이런 시간에 버젓이 도박을 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면, 시간이 부족하다든지 인력이 모자라 노동 운동에 제약이 생긴다는 주장을 펼 근거를 스스로 부정하는 셈이다.
채용비리나 파업자제 관련 금품수수까지 갈 것도 없다. 바로 지난 4월에는 노조의 일부 현직 대의원이 회사와 협의를 핑계로 일과시간에 스크린골프장에 출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조합원으로부터 비난을 샀으며, 노조가 진상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이때 제대로 기강 쇄신만 했어도 노조나 직원들이 대거 사이버도박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상황을 미연에 막거나 바로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도덕성도 없고 자정할 능력과 의지가 모두 없는 노조가 노동자 권익을 대변할 수는 없다. 노조활동 위축을 걱정하면서 투쟁에 나서기 전에, 자정능력과 염치를 회복하는 게 순리다. 스스로의 모럴헤저드도 해결 못하면서 사측을 감시하고 견제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