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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카드’ 4번 모두 실패…바뀐 시장풍속도

[상반기 부동산 결산①] 아파트 매수세 ‘실종’…시장 불안감 ‘증폭’

김관식 기자 기자  2011.06.20 10: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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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올 상반기에만 총 4번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이 발표됐지만, 침체된 시장을 살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추락한 아파트 거래심리로 인해 매매수요가 서민주거영역인 전세시장을 침범했고, 치솟는 전셋값은 결국, 보증부 월세 이른바 ‘반·전세’ 등 새로운 전세문화를 탄생시켰다. 시장 풍속도가 바뀔 만큼 서민주거환경에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올 상반기 부동산 시장은 각종 부동산 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거래공백기는 점점 장기화되고 있다. 서민주거악화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된 아파트 거래 침체와 갈수록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전세시장을 두 편에 걸쳐 되짚어 봤다.

1·13 전월세 안정화 방안, 2·11 전월세 안정화 보완, 3·22 주택거래활성화 방안, 5·1 건설경기 연착륙 및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 등 상반기에만 부동산 대책이 4차례나 발표됐다.

   
주택시장에서 아파트 거래 움직임이 실종됐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시장에 먹히지 않으면서 수요자들이 거래 관망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서 부터 급속도로 침체된 부동산 시장에 올 상반기에만 두 달에 한번 꼴로 응급처방을 실시한 셈이지만,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 않다.

시장 침체와 더불어 매수자들의 거래심리까지 얼어붙은 상태 속에서 대책 자체의 실효성 문제가 꾸준히 도마 위에 오르면서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더욱 짙어진 까닭이다.

◆계속 발표만…“언발에 오줌 대책”

지난해 말 종료된 취득세 감면 혜택을 받기 위한 움직임 등으로 올 초 아파트 거래량이 ‘반짝’ 상승했다. 하지만, 오래가진 못했다. 총부채상환비율(DTI)규제가 다시 부활하면서 매수심리가 추락한 것이다. 여기에 기준금리도 인상 추세로 접어들면서 수요자의 거래심리는 물론 움직임 자체가 더욱 무거워졌다.

무엇보다 주택 거래가 이뤄지려면 집값이 올라야 하지만 수요자들의 주택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낮아지는 것도 문제다.

지난 5월 한 부동산정보업체에서 발표한 ‘2011년 2·4분기 주택거래소비자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1분기 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가격전망지수가 133.8을 기록했다. 직전 4분기에 비해 큰 폭으로 오른 수준이지만 2분기 조사에서는 120.4로 낮아졌다. 지난 1분기 대비 13.4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연이은 부동산 대책에도 주택가격 상승 가능성이 불투명해지면서 수요자들이 거래 관망을 나타내고 있는 점이 반영된 결과다.

실제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상반기(1~5월 기준) 전국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지난해 하반기보다 각각 약 40%, 20%씩 늘었지만 가격 변동률은 저조했다.

◆2분기, 지방·수도권 양극화

수도권 아파트 거래건수는 서울 2만5869건을 포함한 9만676건으로 지난해 상반기(6만5146건)보다 증가했다. 지난해 말 종료된 취득세 감면 혜택 받기 위해 연초까지 매매거래가 진행, 저가 매물을 중심으로 1분기 거래량 반짝 상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3월 이후부터는 국내외 불안상황이 계속되면서 매수세가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고, 거래공백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시장 불안과 침체가 깊어지면서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거래건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서울의 매매변동률은 지난해 하반기보다 하락폭이 줄어든 -0.17% 기록했다. △신도시(0.28%) △수도권(0.3%)은 가격이 소폭 회복됐다.

그러나 5차 보금자리주택 지정 여파로 인해 인근 지역의 매매가격은 저조하게 나타났다. △과천(-1.52%) △강동(-1.35%)의 매매가 하락 컸다.

신규 입주물량이 많았던 △파주(-1.05%) △김포(-0.56%) 등 수도권 대부분 지역의 매매시장도 침체된 모습이다.

반면, 지방 아파트 거래시장은 호황기를 맞고 있다. 침체된 수도권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전셋값 상승과 더불어 각종 개발호재 등이 맞물리면서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동시에 움직여 매매가격이 크게 오른 것이다.

△경남(10.51%) △부산(9.4%)이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올 상반기에도 가장 많이 올랐다. 이어 △광주(8.65%) △전북(7.75%) △대전(6.55%) △충북(5.66%)등도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1번지 조민이 팀장은 “금리인상에 따른 부담과 3월 말 DTI 규제완화 종료, 일본 대지진 등이 심리적 위축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아파트값이 4월 이후 다시 하향세로 돌아섰다”며 “특히 5차 보금자리지구 발표와 계절적 비수기가 맞물리면서 시장의 관망세는 더욱 짙어지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또 부동산114 이호연 팀장은 “현재 집값 상승 모멘텀이 없는 데다 기대감도 저조해 하반기 시장 상황도 밝지 않지만, 실수요자 중심으로는 내 집 마련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