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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소재’ 주말 드라마, 언어 사용 수준 ‘심각’

김현경 기자 기자  2011.06.15 13: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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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상파 방송 3사의 주말 저녁 드라마에서 사용되는 언어의 위험 정도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실태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립국어원은 지난 5월, 각 방송사의 주말 드라마 한국방송공사(KBS) 2TV ‘사랑을 믿어요(조정선 극본)’, 문화방송(MBC) ‘반짝반짝 빛나는(배유미 극본)’, ‘내 마음이 들리니(문희정 극본)’ 등 총 다섯 편의 1회분(5월 15일(일) 방송분, 각 70분 분량) 방송언어를 분석한 결과, 39건의 저품격 방송언어 사용 사례가 나타났다고 15일 발표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문화방송의 ‘반짝반짝 빛나는’과 ‘내 마음이 들리니’가 불필요한 외국어의 사용과 인격을 비하하는 표현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국어원은 밝혔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현재 주말 저녁 드라마의 시청 등급은 15세 이상으로 규정되어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전 연령층에게 열려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성질 급하더니 치매 속도도 빠르네.’처럼 치매에 걸린 어머니에게 치매의 악화 속도가 빠른 것은 어머니의 성격 때문이라고 비아냥거리는 딸의 표현이나, ‘대체 언제까지 내 피만 빨아먹으면서 살 거야?’와 같이 함께 생활을 유지하는 부인이 자신의 피를 빨아 먹으며 살고 있다는 식의 표현은 가족 구성원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다고 국립국어원은 지적했다.

이번 조사는 인격을 비하하는 표현, 비속어·은어·유행어, 폭력적인 표현, 불필요한 외국어 등을 대분류로 삼았다.

조사 결과, 불필요한 외국어 사용이 12건으로 전체의 30.7%, 비속어·은어·유행어 사용과, 인격을 비하하는 표현이 각각 11건으로 전체의 28.2%를 차지하여 그 뒤를 이었다.

국립국어원 측은 “가족 간에 인격을 비하하는 표현과 폭력적인 표현이 여과 없이 방송되는 주말 드라마가 시청자 가정 내에서의 언어 사용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드라마의 제작진은 출연자의 언어 사용을 진지하게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