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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김문수 경기도지사, 14일 박정희 생가 방문 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역사적 화해 본격화 관측도

최봉석 기자 기자  2011.06.14 10: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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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경북 구미를 찾아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하는 것과 관련, 정치권의 다양한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14일 경기도와 구미시에 따르면 김문수 도지사는 이날 오후 5시 '분권과 자치로 통일강대국을 만들자'라는 내용의 특강을 위해 구미 금오공대를 방문한다.

금오공대 방문은 해당 대학의 초청으로 이뤄졌는데, 김 지사의 경북지역 대학 특강은 이번이 처음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김 지사가 특강에 앞서 오후 1시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둘러본 후 생가보존회 사무실에서 지역원로들과 미팅을 갖는다는 것.

박 전 대통령 생가가 구미 지역 명소이기 때문에 김 지사가 지역 일정에 맞춰 해당 장소를 방문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런 일이다.

하지만 내년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여권의 유력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김 지사가 ‘그동안 한 번도 찾지 않았던’ 박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하는 것은 나름대로 ‘계산법’이 있는 것 아니냐는 게 정치권 일각의 해석이다.

일단 가장 먼저 제기되는 것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정치적, 역사적 화해’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 집권 시절, 반독재투쟁을 하고, 학생운동을 하고 노동운동을 해오면서 줄곧 ‘박정희 역사’와 선을 그어왔던 김문수 지사가 박 전 대표와 ‘화해’를 통해 친이계 여권 잠룡으로서 대구 경북지역의 ‘워밍업’을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인 셈이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최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자리에서 “박근혜 전 대표의 권력이 과거 신라시대 선덕여왕보다 더 세다” “지금 당은 박 전 대표의 한마디에 마음대로 되고 있다”  “김문수 혼자 당을 위기에서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박근혜 혼자 구할 수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등의 표현구로 박 전 대표를 강도높게 비판한 바 있다.

김 지사는 또한 지난해 여러 강연 등을 통해선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일자리를 만들어준 것은 박 대통령의 공이 제일 크다”고 극찬하면서도 “박 대통령은 쿠데타를 했고 18년간 독재를 했다”고 쓴소리를 던져왔다.

이에 따라 김 지사의 구미 방문과 박 전 대통령 생가 방문은 ‘홀연 단신’ 적진에 뛰어들어 박 전 대표에 대한 ‘화해의 제스처’를 내비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엄연히 존재한다.

실제 박 전 대통령 생가방문은 측근들의 제안이 아닌, 김 지사가 직접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져 이러한 해석에 힘을 싣고 있다.

하지만 정작 김 지사 측은 이 같은 정치권의 해석에 대해 “구미 방문을 순수하게 봐달라” “생가 방문은 큰 의미가 없다” “박근혜 전 대표와 화해설은 앞서 나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그러나 김 지사는 지난 4월, 민주당의 차기 유력 대선주자군에 포함된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있는 충남을 방문해 공무원을 대상으로 특강을 한 바 있어 과감한 ‘적진 정치’를 선보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물론 이번 구미 방문은 김 지사 특유의 ‘특강 정치’의 일환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가벼운 분석도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