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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외면 받는 컨택센터학과, 학생들 ‘갈팡질팡’

이지숙 기자 기자  2011.06.13 19:5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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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컨택센터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가 또다시 수면위로 드러났다. 이번엔 그 문제가 조금 더 커 보인다. 당장의 파급력은 없을지라도 ‘미래’의 일꾼들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4~5년전 ‘일자리 창출’ 붐을 타고 각 지역에 개설됐던 컨택센터 관련학과가 절반가량 폐과되거나 더 이상 관련 교육을 진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과 폐지의 이유는 다양했다. 해당학과 신입생 모집이 힘든 학교도 있었으며, 취업을 기피하는 학생들 때문에 교육을 포기하는 학교도 있었다. 해당 지역에서 사업이 종료돼 컨택센터가 철수하며 졸업생을 취업시키기 불가능해져 학과를 없애는 경우도 있었으며 지자체의 부족한 지원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가장 아쉬운 것은 학과가 폐지되고, 학생들이 컨택센터로부터 등을 돌릴 때 이들을 잡기위해 노력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는 것이다. 대학과 지자체는 모든 것이 끝나고 난 뒤에 남의 탓을 하기 바빴다. 대학은 오지 않는 학생, 열악한 업계, 지원 없는 지자체를 탓했으며, 지자체는 ‘학생이 입학하지 않는데 무슨 지원을 할 수 있겠느냐’는 입장이었다. 학과 유치에는 적극적으로 나서며 협약을 맺고 일자리 창출에 나서겠다한 두 주체는 컨택센터 학과가 폐지될 때엔 결국 아무 역할도 하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대학과 지자체의 태도에 결국 피해를 본 건 학생들이다. 한 학교는 아직 졸업하지 않은 휴학생 두 명을 결국 다른 학과로 전과시킬 것이라고 밝혔으며, 이학과를 목표로 진로를 준비해온 학생들에게 혼란을 주게 됐다. 특히, 일부 교육과정만 변경한 학과들의 경우 아직도 홈페이지에 버젓이 컨택센터 관련 교육과정을 진행한다고 표시돼 있어 일부 학생들이 오해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었다. 또한 이미 해당 학교를 졸업해 사회에 나간 학생들에겐 출신학교의 학과가 없어져 선ㆍ후배간의 네트워크를 구성하기 힘들어졌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컨택센터가 발전하려면 전문인력이 충분히 뒷받침 돼줘야 한다. 지금까지는 컨택센터 업계에서 특별한 학력의 차이나 구분을 두지 않았지만 우수인력을 배출하기 위해서는 전문인력의 양성이 필수다. 우수인력 없이, 꾸준한 업계에 대한 연구 없이는 미래의 ‘유망한 업종’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위해선 현재와 같이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대학의 폐과가 지속돼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컨택센터 학과가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한 컨택센터 유치의 도구로 이용되기보다, 온전히 미래의 컨택센터 인력을 배출해 내기 위해 준비돼 지역 컨택센터와 상관없이 자력으로 운영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컨택센터 자체적으로도 복지개선에 힘써야 한다. 지금처럼 대학 졸업생들이 매력을 느낄 수 없다면 컨택센터는 앞으로도 꾸준히 인력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고객서비스가 무엇보다 중요해진 만큼 컨택센터 인력에 대한 수요는 우리나라에서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컨택센터가 진정한 ‘일자리 창출’의 열쇠가 되기 위해 대학, 지자체, 컨택센터의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