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 6월1일 북한은 남북간 비밀접촉 사실을 폭로, 우리 측 정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남한이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이를 위한 장관급회담을 제안했다는 것인데, 우리 측이 부탁조로 굽히고 들어갔다는 북측 주장 때문에 정부 당국자들은 물론 정치권이 발칵 뒤집혔다.
이봉조 전 통일부 차관의 해석처럼, 북한의 이 같은 태도는 남북 당국간 신뢰가 없고 남북간 접촉에서 성과 있는 결과를 가져오기 어렵다는 사실을 대외적으로 천명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남측이 돈 봉투까지 내놓고 유혹했다는 북측의 주장이 사실인지 아닌지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졌다면 이는 국제망신을 넘어 거국적으로 분노해야 할 일이다. 어느 나라 정부인지 다시 물어야 할 일이다. 천안함에 이어 연평도까지 단기간에 연속 유린당한 피해 당사자가 돈봉투 들고 사과 좀 해달라며 굽신거렸다니….
북한의 이런 폭로에 대해 남측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펄쩍 뛰지만, 우리 측 정부 당국자의 말이 맞는지 북한의 주장이 맞는지 솔직히 알 길이 없다.
그간 북한이 보여온 뒤통수 치기식 외교술을 감안하면 이번 ‘폭로’엔 상당한 계산이 깔려 있는 게 분명하다. 북한은 이번 폭로를 통해 한국 정부의 표리부동함을 국제 사회에 알림으로써 남북관계를 ‘북한의 페이스’로 이끌겠다는 의도가 있을 것으로 대북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난해 10월 KBS 스페셜 '북한 3대 권력세습 김정은, 그는 누구인가'에 20대 '꽃제비'가 소개 된 적이 있다. '꽃제비'란 북한말로 오갈 데 없이 떠도는 가난한 사람을 일컫는다. 당시 이 여성은 토끼풀을 뜯어 먹는 등 굶주림에 시달리다 결국 지난해 10월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연민을 자아냈다.
6월2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평안북도의 한 간부 소식통은 "화폐개혁 이후 주민들 생활이 최악의 상태로 치닫고 있다"며 "농촌에 가면 신발이 없어 다 헤진 신을 슬리퍼처럼 끌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고 인민학교(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날을 모처럼 팬티를 입을 수 있는 날로 아는 어린이들도 수두룩하다"고 전했다.
북한 국민들의 생활고는 세계 최악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사회주의의 정치적 근간은 ‘인민 중심’이다. 미어터질 듯 살이 포동포동 찐 북한 후계자 김정은의 기름진 얼굴과 꽃제비 사연은 진정한 사회주의체제에선 공존해선 안 될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그야말로 역겨운 '모순'이다.
자국 국민에 대한 배려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아보기 어려운 북한 지도층이라면 주적인 남한에 대해서는 오죽 막 대하고 있겠느냐는 생각도 든다.
겉과 속이 너무 다르고, 앞에서 웃고 뒤에서 때리는 제멋대로 막가파식 북한의 외교행태를 우리는 맹비난한다. 거짓투성이라 진정성이 없어 보이기 때문에 싫어하는 것이다. 우리 정부도 북한처럼 겉 속이 다른 외교 플레이를 펼쳐서는 안 된다. 외교를 성사시키려면 일정한 술수를 써야 한다는 주장도 있겠지만, 최소한 북한에게만큼은 정공법으로 대처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북한 국민들은 한민족이지만, 북한 지도부는 궤멸시켜야 할 적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