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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경쟁적 '카드 남발' 대체 어쩌려고…

노현승 기자 기자  2011.06.02 15: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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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묻지마 카드 발급' 문제가 또다시 사회이슈로 뜨고 있다. 

2002년 카드대란을 겪으며 금융당국은 복수카드 소지자(신용카드 4장 이상 소유) 관리에 들어갔다. 복수카드 소지자는 일명 '돌려막기'를 해 신용불량자나 부실 채무자가 될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2004년 12월 카드업계는 복수카드 소지자 수를 975만2000명으로 전 해 기록한 1023만명에 비해 4.7% 줄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경제 기반이 취약하고 결제 능력이 떨어지는 20대 복수카드 소지자는 20.9%나 감소했다.

2005년 여신금융협회는 복수카드 사용자가 13개월 연속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듬해인 2006년에는 복수카드 소지자 수가 2002년 이후 최저라는 카드업계의 발표가 있었다. 이러한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하에 무분별한 카드발급과 신용불량자 대량생산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마침내 끊은 듯 보였다.

그러나 카드사들의 과열 경쟁이 발급해서는 안 되는 저신용자에게 눈을 돌렸다. 지난 4월30일 국회 이성헌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10등급에 대한 카드 발급 건수는 193만6000건으로 지난 2009년(177만5000건)에 비해 17만건 증가했다. 또, 이들의 연체율은 일반등급의 연체율에 비해 30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 제2의 카드대란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2010년도 지급수단 이용현황 설문조사' 발표를 통해 응답자들의 평균 신용카드 보유 장수는 3.1장이나 된다고 밝혔다. 이 중 30대의 평균은 3.7장으로 가장 높았다. 분명 카드대란을 겪으며 집중적으로 관리·감독해 복수카드 소지자를 감소시켰다. 특히, 경제적 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20대는 20.9%나 감소했다고 밝혔다. 당시 20대는 5~6년이 지난 지금 30대에 속하며 그들의 지갑 속에는 3.7장의 카드가 자리 잡고 있다.

   
 
멀티플렉스 영화관, 놀이동산, 공원, 길거리 등에서 카드 불법 모집행위가 여전히 성행 중이다. 특히 소비 욕구가 강한 젊은 층을 상대로 한 영업은 갈수록 더 열기를 띄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은 불법 모집행위 근절을 위해 그럴싸한 법안을 만드는데 그칠 게 아니라, 카드 모집과 관련한 불법행위에 대해 행정적 제재를 엄격히 가해야 할 것이다. 문제의식을 조금이라도 공유한다면 금융당국이, 또 카드사들이 지금과 같은 식의 무분별한 카드 발급 행태를 보일 순 없는 일이다. ‘눈 가리고 아웅’은 한 두 번으로 충분하다. 때만 되면 반짝하는 관리·단속이 아닌 꾸준한 금융당국의 대안과 실천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