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삼환기업 계열사 사무실이 공터? 사연 알고 보니…

회현동 사가 관리하던 회현상사, 안양 이전 이후 공장임대사업 답보

이철현 기자 기자  2011.06.01 16:13:37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아무런 건물이 없는 공터에 본사가 있다? 삼환기업 한 계열사의 본사 위치와 관련해 제기됐던 의혹이다. 삼환기업의 계열사인 회현상사의 서류상 본사 위치는 경기도 안양시에 있는 한 공터다. 10년정도 빈 땅으로 방치된 곳이다. 회현상사 직원들이 실제 일하고 있는 곳은 수원이라고 한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내막을 취재했다.

삼환기업은 최근 계열사인 회현상사의 본사가 경기도 안양시에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자본금 5억원 규모로 지난 1978년 6월 설립됐다. 삼환기업에 따르면, 최근 이 회사의 총자산이 9억6400만원, 당기순손실 3100만원을 기록했다. 삼환기업이 이 회사 지분 90%를 보유, 최대주주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 회사가 있다?

본지 확인결과, 이 회사는 지난 1999년 6월30일 서울 중구 충무로에서 지금의 안양으로 이전했다. 하지만 삼환기업이 공식적으로 밝힌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878-3번지에는 건물이 없다. 현재 이곳에는 대형 공사 가림막이 쳐 있을 뿐이다. 주위 사람들 역시 이곳에는 예전부터 건물이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모 폐기물업체가 이 부지에서 폐기물 처리를 하고 있는 것과 함께 이 부지가 삼환기업의 땅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여기가 본사입니다"  삼환기업이 밝힌 계열사 회현상사 본사. 삼환기업 소유의 땅으로 현재 다른 곳에 임대한 상태다. 이곳에는 그동안 건물이 들어선 적이 전혀 없었다.

안양시 관계자는 “10년 동안 건물이 들어선 기록이 전혀 없었다”며 “지금도 건물 허가 신청 등 관련 기록이 전혀 없는 것으로 보아 앞으로 건물이 지어질 예정이라고도 말할 수 없다”고 이들의 말을 뒷받침 했다. 관양2동사무소 관계자도 “그 주소에는 아무것도 없다”며 “다시 한 번 확인해 보라”고 말했다.

인근의 한 주민은 “내가 여기 2007년부터 왔는데 그런 회사는 처음 들어봤다”고 말했다. 인근의 또 다른 회사 관계자도 “여기에 그런 회사는 없는데 혹시 잘못 찾아온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이 공터가 회현상사의 본사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에 대해 삼환기업 측은 "본사는 수원 한아름마트이고 여기에서 (서울) 소공동에 있는 상가관리도 같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표직 물러난 이사가 현 대표이사?

삼환기업 관계자가 밝힌 계열사 본사의 주소는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구운동 462번지 한아름마트. 삼환기업이 공식적으로 밝힌 주소와 일치하지 않았다. 어떻게 된 것일까.

삼환기업 측에 따르면, 회현상사가 서울에서 안양으로 사무실을 옮길 당시였던 1999년에는 안양 땅에 건물이 있었다. 이후 2002년 1월 아파트형 공장 신축 허가를 받고 9월에 건물을 철거했다. 하지만 이후 사업 추진은 난항이 거듭되면서 현재까지 중단된 상태로 남게 됐다. 3년간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본사가 전혀 없었던 것이 아니며 수원에 마련된 별도의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는 게 삼환기업 측의 주장이다.

회현상사 역시 사무실이 수원에 있음을 밝혔다. 회현상사 관계자는 “예전에 서울 회현동 지하상가를 관리했는데 이후 서울시에 기부체납하면서 사실상 사업이 거의 없다”며 “수원에 사무실이 있는데 본사는 아니고 본사 주소지는 안양시 관양동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페이퍼컴퍼니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본사가) 물리적 실체가 없지만 수원으로 이전한 것은 아니고 주소지는 현재 안양이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회현상사는 현재 본사 주소지의 토지를 임대, 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현상사 관계자는 “박상원 이사가 대표를 맡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대표는 지난 2008년 3월30일 퇴임, 이후 사내이사로 재직하고 있는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공식적인 대표이사는 없는 셈이다. 이 관계자는 또 회현상사 나머지 지분 10%에 대해 “회장과 명예회장, 외부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