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명품병원이라도 위기의식을 갖기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김철수 대한병원협회 회장
[사진]이 현재 병원계가 처한 현실을 이같이 표현하고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13일 영동세브란스병원에서 열린 21C 의정(醫政) 포럼에서 '우리나라 병원산업의 현황과 대책'이란 주제강연을 통해 위기에 직면한 병원계의 현주소를 지적했다.
우선 김철수 회장은 소위 '명품병원'으로 불리던 일부 대학병원들의 몰락 사례를 예로 들며 결코 녹록치 않은 의료환경에 대해 얘기를 풀어 나갔다.
H대병원의 경우 류마티스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호시절을 보냈지만 서울아산병원와 건국대병원 등의 잇단 개원으로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고 전했다.
또 한때 피부과와 산부인과에서 정평을 얻었던 L병원도 지금은 2차 병원으로써 간신히 명백을 유지하고 있으며 조만간 이전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김 회장은 말했다.
또 다른 H병원 역시 병실이 부족해 환자를 입원 시킬 수 없을 정도로 환자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성심의료재단 중 가장 어려운 살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철수 회장은 "아무리 명품병원이라고 할지라도 위기의식을 갖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며 "이제 대학병원도 무너지는 시대가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취약한 자기자본 비율과 미약한 경영수지 등 현재 국내 병원들이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점을 지적한 뒤 고사 위기에 처해 있는 병원들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김 회장은 개선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로 비현실적인 수가와 외래환자 본인부담금을 꼽았다.
현재 수가는 의사와 병원이 분리되지 않아 현실성이 떨어지는 만큼 두 영역을 확실히 구분할 뿐만 아니라 입원료 수가를 적정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의원급 요양기관 외래환자를 대상으로 본인부담금정률제를 조기에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특히 "의료산업에 적용되고 있는 과도한 규제는 국내 병원산업의 활성화를 저해하는 중요한 원인"이라며 "지금 국내 병원계는 규제 완화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철수 회장은 최근 병원계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의료서비스 질 평가, 차등수가, 간호등급 가산제, 보건의료 정보화 등 정부의 의료정책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