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동신대학교 문화박물관 조사단(단장 이정호 교수, 공연전시기획학과)이 발굴 조사한 신안 안좌도 배널리 고분에서 5세기경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완전한 형태의 투구와 갑옷 등 삼국시대 유물이 일괄 출토됐다.
31일 조사단을 이끌고 있는 이정호 교수에 따르면 지난 4월 중순 발굴한 안좌도 배널리 3호분에서 투구, 갑옷과 함께 칼 5자루, 창 5자루, 화살촉 수십 점, 옥 수십 점 등 다량의 무기류가 일괄 출토됐다.
▲ 투구와 갑주 출토 상태 |
섬 지역에서 갑옷 조각이 출토된 사례는 있지만 완벽한 형태의 투구와 갑옷, 무기류가 일괄 유물로 출토된 예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향후 고대 영산강 세력과 백제-가야-일본간의 국제관계를 이해하는 자료가 될 것이라고 이 교수는 밝혔다.
갑주와 무기를 무더기로 부장하는 것은 가야 지역에서 유행하던 풍습이고, 이 고분이 가야계 수혈식 석곽인 점으로 미루어 볼 때 배널리 고분은 가야와 깊이 관련된 인물의 무덤으로 추정된다.
투구는 충각부주(정수리에서 이마까지 각이 진 투구)이고 갑옷은 삼각판갑(삼각철판을 이어 만든 갑옷)으로, 모두 5세기에 제작된 것이다. 배널리 뿐만 아니라 안좌도의 읍동에서도 고분 2기가 발굴됐는데 6세기에 만들어진 전형적인 백제 사비기의 횡혈식 석실로 밝혀졌다.
이정호 교수는 “배널리 고분군이 입지한 섬은 고대에는 사람이 살기 어려운 작은 무인도였는데 다수의 삼국시대 고분이 발굴된 것으로 보아 안좌도 일대가 고대 해양 루트의 전략적 요충지였고 이 고분군이 해로를 지키던 군사집단의 무덤이라는 점을 추정할 수 있다”면서 “출토된 투구와 갑옷 세트는 향후 과학적 보존 처리 과정을 거쳐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발굴 팀은 오는 2일 오후 1시 신안군 안좌면사무소 회의실에서 안좌도 고분 발굴조사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