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증권사간의 수수료 인하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증권사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저축은행 인수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31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대형 금융지주회사 외에 한국금융지주와 대신증권·키움증권 등이 중앙 부산저축은행과 도민저축은행 매각 패키지에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시장규모 확대에 비해 증권사의 수와 규모는 더 빠르게 증가하면서 치열한 생존경쟁이 심화됐다"며 "비대해진 증권사들이 저마다 거품을 덜어내고 살길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돌파구로 저축은행 인수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대부분 증권사의 현재 수익구조는 주식 매매 중개업에 편중돼 있는데 매매 수수료가 증권사 간 치열한 경쟁으로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증권업 고유의 영역을 넘어서는 시너지가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 증권사는 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신용융자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다양한 연계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확보 및 실적증대를 이루겠다는 복안이다.
우선 대신증권은 저축은행이 보유한 고객기반을 활용해 영업망을 확충하고 신용융자 서비스 확대와 상품 교차판매 등을 통한 수익원 다각화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대신증권은 저축은행 인수를 통한 교차판매 계획을 밝혔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저축은행 인수가 성사된다면 저축은행과 증권 상품의 교차판매도 할 수 있어 고객기반 확충과 사업 다각화 등 긍정적인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증권업계 판도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현재와 같은 수익구조로는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에 저축은행 인수는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금융지주는 증권사는 물론 자회사인 한국투자저축은행과의 업무 시너지도 얻을 수 있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금융지주는 점포망 확장 차원에서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저축은행 본연의 업무효과를 극대화함은 물론 증권사와의 상품 교차판매, 신용융자 서비스 확대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키움증권은 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신용융자 서비스를 넓힌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키움증권의 위탁점유율은 타 증권사에 비해 경쟁력이 우위에 있었음에도 신용융자 서비스 한도로 신용융자시장 경쟁력에서 뒤쳐졌다. 그러나 이번 저축은행 인수를 통한 신용융자 서비스 확대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신용융자란 증권회사가 투자고객으로부터 일정한 증거금을 받고 주식거래의 결제를 위해 매매대금을 빌려주는 것을 말하는데, 증권사들은 자기자본에 따라 신용융자 서비스 한도가 정해져 있다. 키움증권과 같이 온라인 매매에 치중하는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100%까지 신용융자가 가능하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이번 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그동안 타 저축은행과 제휴 형식으로 진행해 왔던 신용융자 제공이 수월해져 작은 자기자본의 핸디캡을 극복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