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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금감원 ARS 운영 개선방안 발표, 컨택센터 업계 ‘혼란’

컨택센터 업계 “두달안에 변화, 인원충원 등 불가능하다”

이지숙 기자 기자  2011.05.31 08: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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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금융감독원이 ‘금융회사의 ARS 운영관련 개선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컨택센터 업체들이 짧은 준비기간과 사전논의 없이 진행된 정책에 대해 난감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주민등록번호 입력을 최소화하고 상담원이 신속하게 연결되도록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시스템개선과 인력충원을 위해 주어진 두 달의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국컨택센터협회는 금융감독원이 지난 12일 발표한 ‘금융회사의 ARS 운영관련 개선방안’에 대해 관련 업계와 상의도 없이 발표한 ‘현실에 맞지 않는 제도’라며 업계들이 혼선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이 ARS 개선내용을 점검하고 ‘소비자 보호 우수 금융회사’선정 시 평가항목에 반영을 추진하는 등 강력한 시행의지를 보인 만큼 금융회사를 고객사로 둔 컨택센터들 또한 이에 맞춰 나가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금감원이 발표한 개선방안에 대해 컨택센터협회는 단독으로 실행하기보다 앞서 ‘ARS 운영관련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방송통신위원회와 함께 ARS 개선을 위한 전담팀을 구성하는 등 단계적으로 제도를 실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ARS 운영관련 개선방안’ 무엇이 바뀌나

금융감독원은 금융회사의 ARS 운영 실태를 점검한 결과 주민등록번호의 입력강요는 물론 상담원 연결의 어려움에 따른 고객 불편이 초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12일 금융회사의 ARS 운영과 관련해 주민등록번호 입력을 최소화 하고 상담원이 신속하게 연결되도록 하는 등 개선방안을 마련토록 조치했다.

이번 금감원의 조치에 따라 앞으로 금융회사는 ARS 첫 단계부터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거나 단순 상담시에 주민등록번호의 강제 요구를 할 수 없게 된다. 다만 개인 신용정보가 필요한 대출신청 등에 한해 주민등록번호 입력 요구가 가능하다. 또한 상담원 연결기능을 강화해 전화 첫 단계부터 연결이 가능하도록 하고, 각 단계마다 상담원 연결이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금융감독원은 금융회사의 ARS 운영 실태를 점검한 결과 주민등록번호의 입력을 강요하거나 상담원 연결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6월말까지 금융회사에 대한 시정을 요구했다.
ARS 구성단계도 간소화했다. 가급적 3단계 이내로 구성하되 5단계를 넘지 않도록 했으며 상담원 연결은 ‘0번’, 이전 단계로 돌아가기는 ‘#번’, 다시 듣기는 ‘*번’으로 표준화된 번호를 부여해 운영하고 ARS서비스 구성도를 자사 홈페이지에 게시하도록 했다. 상담원 연결 대기시간이 30초를 넘어갈 경우에는 상담원이 이용자에게 전화를 걸어 응답하는 Call Back(전하회신)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금감원은 이번 개선에 따른 비용 및 상담원 고용 문제 등을 고려해 오는 6월까지 2개월에 걸쳐 개선을 완료토록 조치했으며 향후 개별 금융회사에 대한 준수여부를 점검해 ‘소비자 보호우수 금융회사’ 선정시 평가항목에 반영 추진한다고 밝혔다.

◆ 컨택센터 업계 혼선 속 눈치만…

금융업계와 실제로 ARS 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컨택센터 업계는 상담원 연결 과정을 간소화하고 고객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실행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국민카드 콜센터지원팀 허재승 차장은 “개선방안에 맞추기 위해 개발업체들과 논의 중이지만 전산분리 등이 당장 되는 것이 아닌 만큼 두 달 안에 끝내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며 “콜백(Call Back)서비스 등은 일부 시행하고 있지만 30초 대기시간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금감원과 논의해 조정해 나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인원충원에 대해서는 “파트타임제도나 추가인력을 뽑는데 있어 최대한 빨리 결정을 내려 시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컨택센터 운영업체들도 고객사에 주문에 따라 시스템 구축을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인원충원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회사 콜센터에서 근무 중인 업계 관계자는 “시스템의 경우 기간 안에 구축을 완료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상담원의 경우 고객사에서 예산상 미리 충원해줄 수 없다고 하는 상황이라 6월 이후 ARS 형식이 변화한다면 업무에 혼란이 올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 95%의 응대율을 유지하고 있는데 콜백 업무라던지 새로운 업무를 시작하면서 이 응대율을 유지하려면 직원들이 휴식시간도 없이 일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컨택센터협회는 현재 가이드라인을 지키려면 시스템 외에도 공간과 인력이 필요한데 이는 2개월 안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이로 인해 금융회사를 고객사로 둔 컨택센터 업계가 혼란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국컨택센터협회 황규만 사무총장은 “방통위와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고 함께 시행하는 중이었는데 업계와 미리 협의도 없이 뜬금없이 가이드라인을 던져 업계에 타격이 상당하다”며 “예산부터 인원까지 두 달 안에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전했다.

방통위는 지난 2009년 ‘ARS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지난해 우수기업 시상을 했으며, 이에 따라 각 기업들은 올해 말까지 시스템 보안과 상담사 충원을 통해 ARS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상태이다.

황 사무총장은 “거의 모든 업체들이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완벽한 준비는 힘들 것”이라며 “이후 금융기관과 금감원이 이야기를 통해 시행방안이나 시기 등을 현실적으로 조율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개선안 발표에 대해 금융감독원 임은애 조사역은 “대표 금융기간들과 사전에 협의를 하고 현황파악을 마친 사안”이라며 “방통위의 가이드라인이 권고사항이었던 만큼 잘 지켜지지 않았고, ARS 불편사항에 대해 많은 민원이 접수돼 금감원에서 다시 개선방안을 발표하게 된 것”이라고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짧은 준비기간에 대해서는 “현재 6월말까지 각 금융기관들이 금융투자협회 등 관련 협회에 자료를 제출하면 협회가 7월 20일까지 금감원으로 자료를 넘기게 되어 있다”며 “현실적으로 두달 안에 개선이 어려운 부분은 6월까지 개선된 내용과 향후 계획에 대해 제출하면 감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