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 1996년, 금융감독원은 주택대출 규모를 집계한 결과 당시 20대의 주택대출 규모가 3월말 현재 4조7318억원에서 11월말 현재 5조3265억원대로 늘었다고 밝혔다. 노무현 정권 후반기는 부동산 가격 상승을 정부가 제어하지 못하던 시절. 이런 상황에서 나온 이 같은 지표를 놓고 집값 급등에 불안감을 느낀 20대 후반이 대거 내집 마련에 나선 것이라는 풀이가 나왔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2011년, 노무현 정권 후반기에서 이명박 정부 후반기로 정권 주체만 바뀌었을 뿐, 부동산 시장은 20~30대의 청년층에게는 접근하기 부담스러운 영역이다.
집값이 주춤한 가운데 금리 인상이 예견되면서 빚을 얻어 집을 샀던 이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PIR은 2006년 이후 3년간 6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집값이 여전히 높은 것과는 별개로 주택 문제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존재감의 크기는 또 다르다.
최근 금리 인상 국면으로 빚을 내 집을 산 이른바 하우스푸어가 입을 타격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30대의 청년층 중 30대는 하우스푸어 문제에, 20대는 학자금 부담의 짐 때문에 집은 꿈도 못 꾸는 상황을 맞고 있는 게 2011년의 상황이다. 빚을 내서라도 부동상 광풍에 동참해야 하는 게 아닌가 조바심치던 5년 전보다 입지는 나아진 게 없거나, 혹은 더 나쁘다고 할 수 있다.
◆지난 정권말 부동산 열기
지난 2006년 당시 20대 후반이 거치기간 5년 조건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고 하면(은행들은 보통 3~5년 거치, 20~30년 분할상환 방식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취급), 대략 30대 중반이 되는 금년부터는 대출 원금 상환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과도한 빚을 안고 집을 산 일명 하우스푸어에게는 이것이 쉽지 않다. 주택대출이 많아 부담감을 느끼고, 실제로 소비를 줄이고 있으며 원리금 부담이 가처분 소득의 10%를 넘는 등의 일명 하우스푸어 중 이러한 2006년경 부동산 열풍에 무리하게 동참한 30대의 비율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의 하우스푸어 연령별 분포 자료를 보면, 30대는 전체 주택보유가구 중 하우스푸어 비율이 20.1%가 넘는다. 이 보고서의 기준 시점(2010년 자료 분석)으로 20대 및 그 이하에서 하우스푸어 비율은 자기 연령 보유층 대비 13.5%이다.
이는 현재 30대 중 상당수는 이들이 20대 후반경이던 지난 정권말에 부동산 열기에 무리하게 ‘무임승차’했으며 현재 경제활동 경력이 짧은 상황에서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
◆20대는 상황 더 나빠
학자금 부담에서 허덕이다 막 졸업한 20대는 현재의 30대보다 상황이 더 나쁘다. 아예 주택 구매와 관련한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아직 가정을 꾸리지 못한 20대나 하우스푸어 대열에도 동참하지 못한 채 30줄에 접어든 30대 솔로는 각종 대책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
현재 국민주택기금은 35세 미만 단독세대주에게 주택구입자금 대출뿐 아니라 전세자금 대출을 지원하지 않고 있다.
1인 주거 환경 개선이나 보금자리 주택 등을 통한 상황 개선의 덕을 보기를 기대하기도 당장은 어려워 보인다. 2011년 주택관련 예산은 2010년에 비해 85%나 증가했는데 대부분 분양을 목적으로 한 예산이라는 분석이다. 대신 국민임대, 공공임대 예산은 각각 4%, 50%씩 삭감됐다는 것이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지난 4월 당시 원내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당초부터 보금자리주택을 공공임대 중심으로 확대했으면 상당한 효과가 있었을 텐데 중대형아파트 분양 중심으로 몰아갔다”고 평가했다.
도시형 생활 주택 정책도 주머니가 가벼운 경우에는 전세난 해결의 근본적 대책이 되지 못한다. 이에 따라, 현재 부동산 시장에는 20~30대층이 수혜를 기대하기 어려운 정책들만 존재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