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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오프 폐지 주장…흔들리는 노동현장

현재 2185개소 도입 ‘노사관계선진화 평가’ 하지만…

신승영 기자 기자  2011.05.30 13: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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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1997년 입법화 이후 13년간 유예과정을 거쳐 도입된 타임오프제(근로시간면제제도)가 불과 1년도 되지 않아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7월 실행된 타임오프제는 지난 4월말까지 100인 이상 노조 사업장의 87.4%인 2185개소에 도입되며, 노사관계 선진화에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민노당을 비롯한 야 4당은 노조 전임자 급여지급 금지 규정의 폐지를 골자로 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사진은 지난해 6월 야권과 민주노총이 타임오프제 폐지 반대 결의를 다짐하는 모습.

그러나 지난 5월19일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등 야 4당은 노조 전임자 급여지급 금지 규정의 폐지를 골자로 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 개정안을 발의하며 새로운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노사관계 퇴보 우려

야당과 양대 노총이 주장하는 노조법 개정 방향은 △타임오프 폐지 △전임자 임금 지급 노사 자율 결정 △복수노조 도입에 따른 자율 교섭 보장 등이다.

이에 대해 정부부처와 재계는 13년간 끌어온 노조법 개정 당시 한국노총과 민주당이 합의의 주체였음에도 불구하고 법 개정을 다시 주장하는 것은 공적단체 및 정당으로서 도덕성에 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정치권의 이해와 맞물려 법치국가로서의 질서를 위협하고, 다시금 과거의 노사관계로 후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이미 상당부분 정착된 타임오프제에 대해 현 시점에서 개정을 실시하는 것은 노동현장과 국가경제에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위험성도 재기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타임오프제가 정착되고 있는 가운데 노동계 법 개정 요구는 현장을 혼란하게 하고 있다”며 “지난해 기아차와 현대중공업에 이어 올해는 현대차를 비롯해 금융권을 중심으로 타임오프제 협상이 들어간다. 이 같은 문제로 인해 현장에서 임·단협을 비롯한 협상이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은 물론 노사간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심상찮은 노동현장

노동현장에서는 이미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3월부터 타임오프제 특별협의에 들어갔지만 노조 측에서 타임오프 대상자 지정을 거부했다. 이에 사측은 노조전임자 233명 모두에게 무급 휴직 발령을 내고 4월 급여를 지급하지 않은 상태다.

233명의 급여액은 약 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대차는 타임오프제가 합의될 때까지 이들의 급여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현대차가 이 같은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는 데에는 노조법 24조가 있다.

노조법 제 24조에 따르면 사측은 타임오프 적용 전임자 외 노조전임자에게는 급여를 지급할 수 없다. 지난해 타임오프 한도를 초과해 전임자에게 급여를 지급한 사업장 2곳이 사법 처리된 판례도 있다. 더군다나 타임오프제를 위반 노사합의는 원천무효가 되기에 현대차로서는 조심할 수밖에 없다.

노조도 신중한 입장이다. 노조법 제 24조에는 전임자 급여를 목적으로 한 모든 쟁의행위를 금지하고 있어, 불법행위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한편, 현대차 노조는 내부에서도 타임오프제와 관련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현대차 현장노동조직은 지난 11일 ‘타임오프 쟁발 결의, 너무 성급했다’는 제목의 대자보를 통해 집행부와 대의원들의 올바른 행동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