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에 위치한 외환은행 본점에 내걸린 '여수장우중문시' 현수막. |
24일경부터 내걸린 이 현수막은 고구려 을지문덕 장군의 시 '여수장우중문시'를 담고 있다. 외환은행 매각 계약의 연장 추진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하기 위한 것이다.
이 시는 "전쟁에 이겨 이미 공이 높으니 만족함을 알고 그만두기를 바라노라"는 내용으로 외환은행 매각 추진 상황을 수나라 장군에게 빗댄 것이다. 외환은행 매각 계약의 연장 추진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하기 위한 것이지만, 과거 외환은행 구성원들이 보인 매각 추진 반대 상황과 비교해 보면 상당한 변화가 느껴진다.
외환은행 노조는 지난 6개월간 장외집회를 가졌고 최근에야 장외집회를 잠정 중단한 바 있다. 외환은행 본점에 걸린 임직원 일동 명의의 현수막 역시 '공멸', '투기자본 유입' 등의 격렬한 용어를 사용했는데, 이와 비교하면 시를 인용, 비유를 할 정도로 최근 투쟁 경향이 한층 부드러워진 것이다.
지난 4월 임직원 일동 명의로 내건 현수막. 당시 '공멸', '투기자본 유입' 등의 격렬한 용어를 사용했다. |
이는 하나금융지주가 론스타와 외환은행 주식매매 계약 연장에 온 힘을 다하고는 있지만, 금융 당국이 법원 판결을 지켜보겠다는 쪽으로 선회하는 등 상황이 변한 데 따른 것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