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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채용박람회 찾은 고교생들의 고민

노현승 기자 기자  2011.05.27 14: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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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채용박람회장. 여느 채용박람회와 그리 다를 것 없는 풍경이지만 유난히 교복 차림의 고등학생이 눈에 많이 띄었다.

몇몇 학생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주로 전문계 학생들이다. 졸업 후 취직할 직장이 어딜 지 고민하며 분주한 모습이 귀엽게 느껴졌다. 학생들을 따라다니며 이것저것 묻는데 한 여학생의 말이 가슴을 때렸다.

"그냥 고졸이면 월급도 제대로 못 받아요. 좀 다니다가 전문대라도 가야죠." 옆에 있던 다른 학생이 덧붙인다. "선배들도 자꾸 대졸자랑 차별하고 그러니까 얼마 못 버티고 나와요. 하는 일은 똑같다는데…."

18세 한창 밝은 미래를 꿈꿔야 할 아이들이 어른들의 고민을 대신 짊어진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다. 수년 전부터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해지자 대학 졸업생을 어떻게 취업시킬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계속돼왔다. 문제가 해결됐건 아니건 방법을 찾으려는 노력은 있었다.

하지만 현장에 와보니 오히려 이 전문계 아이들에 대한 배려는 부족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불평등을 뛰어넘기 위해 이 아이들은 다시 대학에 진학한다. 덕분에 대학진학률은 80%를 넘나들고, 정작 중소기업엔 일할 사람이 없다. 악순환의 고리가 계속되는 모습이다.

   
 
학생의 취업난과 중소기업의 인력난. 이 심각한 '취업의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고졸자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고 그들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 회사에 취업할 수 있도록 국가가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당장 쏟아지는 대졸자를 구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문계 학생들조차 대학에 진학하도록 강요하는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관행을 벗어던지는 것이 먼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