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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득한 집 장만’…결혼하기 정말 힘든 세상

대출부담금 짓눌린 ‘하우스푸어’ 30대에 집중…예비부부 ‘한숨’

서영준 기자 기자  2011.05.27 13:5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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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결혼 성수기를 맞아 예비 신혼부부들이 결혼식 준비에 분주하다. 이들 모두 평생의 동반자를 맞아 행복한 꿈을 꾸지만, 마냥 꿈에 젖어 살기엔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은 게 2011년 대한민국의 모습이다.

6월 결혼을 앞둔 은행원 이정헌(31세)씨. 같은 직장 동료와 평생을 함께 하기로 했지만 최근 이씨는 고민에 빠졌다. 대출을 받아 집을 장만 하자니 원리금과 이자비용이 만만치 않고, 전세를 얻자니 그 또한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경사스러운 결혼식을 앞두고 결혼 폐백·이바지 음식을 불법으로 제조해 유통시킨 업체가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집은 남자가 마련해야 하는데…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결혼을 할 때 집을 마련하는 것은 상식이다. 이씨도 그동안 직장생활로 모은 자금과 부모님의 도움으로 서울 영등포구에 전세를 얻어 신혼집을 장만했다. 하지만 앞날을 생각하면 눈앞이 깜깜하기만 하다.

   
3월 말 현재 가계부채가 80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주택대출금 상환으로 고통받는 '하우스푸어'의 대부분이 30대다.
이씨는 “신혼 초에는 부부 둘이서 살면 그만이지만 자식이 태어나면 큰 집으로 이사도 해야 하고, 내 집을 갖고 싶다는 꿈도 이루고 싶어요. 그러나 요즘엔 집을 갖고도 원리금과 이자 갚기에 고통 받는 ‘하우스푸어’ 얘기만 들리니, 저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실제 이씨와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가계는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말 현재 가계부채는 801조3900억원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주택수요가 가장 큰 30∼40대들은 주택대출금 상환 때문에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주택대출금 상환 때문에 고통 받는 30∼40대 가구는 69만2000가구. 집을 가진 전체 30∼40대 가구(432만2000가구)의 16% 수준이다. 특히 30대의 경우 집이 있는 가구의 20.1%가 대출금 부담으로 힘들게 살고 있어, 대한민국 ‘하우스푸어’의 대표 연령대가 됐다.

◆결혼식 틈타 폭리 취하는 곳도 발생

집 뿐 만이 아니다. 예비 신혼부부들에겐 결혼식을 앞두고 신경 써야할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각종 혼수에 폐백, 이바지 음식까지 어느 것 하나도 빠뜨릴 수 없다. 최근엔 이런 상황을 악용해 폭리를 취하는 곳까지 등장했다. 

   
서울시는 특별 기획수사를 통해 불법 폐백ㆍ이바지 음식 제조 유통업소를 적발했다.  
서울시는 27일 결혼 성수기를 맞아 지난 4월14일부터 5월13일까지 폐백·이바지 음식 제조 유통업소 90개소에 대한 특별 기획수사를 펼쳐 불법 업소 10개소를 적발했다.

이번에 적발된 업소는 △식품제조가공업 신고 없이 폐백·이바지음식을 제조해 인터넷 등으로 전국에 유통 판매한 7개소 △식품위생 영업자가 아닌 자가 만든 식품으로 제조·가공·판매한 2개소 △식품 소분업 신고를 하지 않고 영업한 1개소 등이다. 서울시는 총 10명의 식품위생사범을 불구속으로 검찰 송치할 예정이다.

특이 이들 업소들은 ‘혼례는 일생에 한번 하는 건데, 좋은 것으로 하지’, ‘이렇게 좋은날 폐백·이바지 음식이 비싸고, 나쁘다고 싸울 수 없지’, ‘사돈댁에 보내는 음식인데 비싸고 좋은 것으로 보내야한다’ 등 우리나라 정서상 결혼식 날 사람들의 마음이 관대해진다는 심리를 이용해 과대광고와 높은 가격으로 폭리를 취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앞으로 관련 단속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서울시 강석원 특별사법경찰과장은 “소비자가 직접 방문하지 않는 인터넷 전문 폐백·이바지 음식업소는 위생관념이 소홀할 소지가 있다”며 “앞으로도 시민 생활과 밀접하지만 관리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식품위생관련 위법행위를 강력히 단속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