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신용카드 관련 수치들이 지난 2003년 카드대란과 유사한 궤적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제2 카드대란이 일어날 조짐이다’, ‘지나친 걱정이다’ 등의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외국금융업계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반응은 사뭇 다른 모습이다.
지난해 카드대출 이용 규모는 106조2000억원으로 전년대비 6.8% 증가했다. 2010년 카드론 사용금액은 23조9000억원으로 전년대비 42.3% 급증했다. 하위신용등급 회원의 카드대출 또한 상승 곡선을 이었다. 아울러 지난해 말 사용 실적이 있는 신용카드 수는 2009년 대비 877만장(11.5%)으로 늘어났다.
이는 2003년과 대등한 수치로 2011년판 카드대란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태다.
◆외국업계 보고서 상이한 조명
먼저, 골드만삭스는 우리나라 카드업계에 지난 2003년과 같은 금융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한국 신용카드사의 영업환경은 선진화된 신용평가 시스템 구축, 현금서비스 및 카드론에 대한 금융감독기관의 관리감독 강화 등으로 2003년 카드사태 이후 큰 폭으로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모건스탠리는 한국의 전체 민간소비 중 신용카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기준 57%로 세계 최고 수준임을 강조하면서 각종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 필요성을 주장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높은 신용카드 발행증가율과 카드소비 비중이 과소비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면서 “한국은 신용카드 대출 및 연체상황을 철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국내업계 카드대란 전망 ‘글쎄’
외국금융업계와 달리 국내업계는 또 다른 반응을 보였다. 이들의 공통된 목소리는 ‘아직 우려할 단계는 아니다’가 주를 이룬다. 예전에 비해 카드관련 수치가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제2 카드대란 가능성과는 거리가 먼 얘기라고 진단했다.
여신금융협회 박성업 부장은 “기본적으로 카드론은 증가했으나 이로 인해 가계부실이 일어나고, PF부실 등이 일어났다고 말하는 것은 억측”이라며 “사실과 관련해 논리적으로 각종 자료들을 분석하고 있으나 현재 그 결과들은 카드대란과 전혀 무관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부장은 “카드대란에 대해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근거 없이 얘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제 분야 전문가 또한 여신금융협회와 같은 뜻을 나타냈다.
상명대 경제금융학과 정지만 교수는 “걱정을 놓고 있기에는 신뢰도에 따라 위기가 올 수 있다”며 “2003년 카드대란 당시와 현재의 경제규모를 비교해보면 카드한도도 늘고, 현금서비스는 증가했으나 아직까지 크게 위험한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