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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네트웍스, 한섬 '너는 내 운명'

해외진출 성공 위한 매력적인 브랜드로 관련업계 '눈독'

박중선 기자 기자  2011.05.27 08: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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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해 4월부터 M&A(인수합병)협상을 시작한 한섬과 SK네트웍스가 1년이 넘게 가격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협상결렬과 재협상을 반복하고 있는 가운데 올 하반기에는 합의가 도출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SK네트웍스가 패션사업부문 분사검토를 공식화했고 여기에 새로운 인수경쟁기업들도 거론되고 있다. 특히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정유경 부사장이 패션사업부분 확장에 나서면서 한섬을 인수파트너로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지난 5월9일 공시를 통해 한섬의 대주주와 지분인수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8월 SK네트웍스가 한섬 인수검토를 공식화한 이후 벌써 5번째 미확정 답변이다.

SK네트웍스의 오랜 러브콜에 여전히 한섬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지만 관련업계에서는 SK네트웍스가 최근 패션사업부문 분사를 검토했다고 밝힌 점을 미루어 인수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관측하고 있다.

◆한섬, SK그룹 패션사업 중심될 것

일단 SK네트웍스 패션사업부문 분사는 한섬 인수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즉, 현재 SK네트웍스가 보유한 자체 브랜드는 오브제·오즈세컨·스마트 등 3개에 불과해 우량 자체 브랜드를 보유한 한섬이 SK네트웍스의 패션사업부문을 흡수해 SK그룹의 패션사업의 중심축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시나리오다. 증권업계에서도 SK네트웍스가 한섬을 인수한 이후에 공격적으로 패션사업 확장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섬의 브랜드별 분기 매출 추이 및 전망 출처는 한섬.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SK네트웍스가 오브제를 인수한 후 상당기간 고전하면서 아직 패션사업부문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면서 "결국 새로운 돌파구로서 한섬 인수는 필수적인 것이고 인수 후에는 시너지를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SK네트웍스와 한섬의 M&A 성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섬 브랜드의 공격적인 해외진출과 성장잠재력 확대에 대한 기대로 주가도 가파르게 올랐다. 특히 주가의 발목을 잡았던 M&A이슈의 불확실성 해소와 실적개선에 힘입어 52주 신고가를 경하는 등 조정장에서도 강세를 보였다.

올해 초 1만7000원대였던 주가는 실적개선을 발판으로 M&A 이슈가 탄력을 더해 2만5000원대로 뛰었다. 그동안 인수가격을 놓고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시간을 끌어온 터라 주가상승은 인수가격부담을 더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오히려 SK네트웍스로서는 마음이 급해졌다. 주가가 더 오르기 전에 인수를 마무리 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섬 인수와 관련한 다음 조회 공시 예정일은 8월9일이며 이때까지 협상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하반기 중에는 인수가 가시화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패션업계, 中진출 무기로 한섬 브랜드 '호시탐탐'

또한 관련업계는 한섬 인수에 SK네트웍스 외에 다른 기업들도 뛰어들 것으로 관측하고 이러한 경쟁구도가 인수 작업에 속도를 더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는 우선 신세계인터내셔날을 이끄는 정 부회장이 톰보이 합병을 시작으로 패션사업부분 확장에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다음 인수 타겟으로 한섬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SK네트웍스의 한섬에 대한 인수설 조회공시 답변 및 차후 공시예정.
또한 롯데도 유통에서 패션의류 제조업까지로 연관사업 확장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한섬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업계 움직임에 한동안 잠잠했던 한섬 M&A이슈가 다시한번 투자자들과 업계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현재 보유한 브랜드만으로는 시장의 주목을 끌기에 부족한 면이 있다"면서 "한섬이 보유한 마인·타임·시스템 등의 브랜드는 인지도나 매출 등 모든 측면에서 매력적이기 때문에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향후 중국서 패션사업을 확대하는 데 유명 여성의류 브랜드를 대거 보유한 알짜기업 한섬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