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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도 ‘투자시대’ 운용따라 천차만별

[조경만의 돈관리] 같은 상품도 결과 달라 재정관리인 선택 중요

프라임경제 기자  2005.12.03 09: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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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김평범 씨와 나투자 씨는 고교동창이다. 김 씨는 정형외과 의사였고 나 씨는 매출이 꽤 되는 음식점 사장이었다.

20년 전인 41세에 친지의 소개로 만난 보험회사 상담가에게 변액유니버셜보험(VUL)의 설명을 듣게 된 김평범 씨.

노후 준비를 위해 적절한 상품이라고 생각하고 매월 200만원씩 불입했다. 20년 정도 불입하면 나름대로 은퇴 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한 선택이었다.

정말 우연히 나투자 씨도 같은 결정을, 같은 시기에, 같은 회사의 같은 상품, 같은 금액으로 시작했다.

같은 상품이라도 운용에 따라 수익 달라져

그리고 20년이 지난 후.
회갑이 되어 서로 만나 은퇴 후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서로 나누던 김평범 씨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김 씨와 나 씨는 같은 보험 회사의, 같은 상품에, 동일한 금액을, 매월 25일에, 같은 20년간 불입했지만 김 씨가 받을 연금수령액이 나 씨가 받을 수 있는 금액의 60%밖에 되지 않은 것.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 것일까?

충분히 일어날 수 있고 물론 그 이상의 결과도 가능하다. 아니 오히려 같은 금액을 받게 된다는 경우는 말도 되지 않는다.

투자상품에서 동일한 수익률 기대할 수 없어

모두 아는 것처럼 변액유니버셜보험(VUL)은 투자상품이다.
하도 신문에 많이 나오고 주식시장이 좋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별 생각 없이 선택하지만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경우에 수를 다 따져본다면 생각만큼 만만하게 볼 수 없는 무서운(?) 상품이다.

앞에서 본 예처럼 월 200만원씩 20년을 불입하면 원금이 4억8000만원이고 상품설명서에 나온 것처럼 예시된 수익률(년 6.375% 경우)을 보면 약 7억2000만원의 돈을 손에 잡을 수 있는 것처럼 생각되지만 결과는 기대와 전혀 다를 것이 뻔한 현실이다.

먼저 투자에서 계속 일정한 수익률이 나온다는 가정은 넓은 바다에 공 하나를 던져놓고 흔들리는 목표를 향해 헤엄치는 것과 같은 일이다. 공을 잡았을 때에는 처음에 목표와는 전혀 다른 곳에 공이 도착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20년간의 투자기간에서 매년 같은 수익이 가능하다는 것인가? 매월 그리고 매일 바뀌는 수익률을 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일인데 말이다. 단지 그런 경우가 있다면 그 정도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예시일 뿐이다. 그럴 경우의 가능성은 제로인데도 말이다.

A와 B가 외형적으로 동일한 선택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다른 결과를 얻은 데는 더 큰 이유가 있다.

어떤 투자대상을 선택했느냐와 움직이는 투자대상의 가격변화에 따라 어떻게 따라갔느냐 하는 것이다. 세상이 어떻게 변하는지 관계없이 열심히 납입하는 데만 목숨을 걸었던 김평범 씨는 적절히 투자대상을 바꾸면서 자산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온 나투자 씨에게 결과에서 뒤지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꾸준한 돈관리 필요

요즘처럼 국내 유가증권시장이 좋다면 당연히 국내 주식형 펀드를 중심으로 펀드를 선택하여야 할 것이고 2~3년 후에 만약 국내주식시장의 하락을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예견한다면 제 아무리 바보라도 주식시장에서 돈을 빼 안전한 채권형 펀드로 돈을 옮기는 것이 현명한 행동일 것이다.

이렇게 주식과 채권, 그리고 국내와 해외의 금융시장 움직임에 따라 100% 정확하게는 아니라도 관심을 갖고 움직이는 것이 바로 변액유니버셜보험을 선택하는 이유이다.

주식시장이 좋아지면 좋아지는 대로, 나빠지면 나빠지는 대로 자기의 돈을 무관심의 대상에 묶어놓는 사람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물론 이럴 정도의 적극적인 자산관리는 평범한 일반인 스스로의 힘으로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누가 자기의 돈을 계속 관리해주느냐가 중요하다. 개인이나 가정의 돈을 관리함에 있어서 그 일을 직업으로 삼고, 나를 잘 아는 재정관리인을 둔다는 일이 중요한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상품제안서에 나와 있는 수익률의 예시가 A와 B 모두 3%나 6%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아니다. A는 제로의 수익률 또는 원금손실도 가능하고, B는 예시표 이상의 10%, 15%의 수익률이 동시에 가능하다는 말이다.

상대적인 상실감이 큰 정도가 아니라, 같은 조건의 준비를 같이 하고서도 한 사람은 여유 있는 상류생활이 가능하지만 반대로 다른 사람은 중간의 생활밖에 안될 수 있는 것이 바로 변액유니버셜보험의 매력(?)이다.

기억하자. 투자세계에서는 계약서에 사인하고 상품에 가입하는 것은 결코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는 평생토록 누가 내 옆에서 내 재정적 목표를 기억하면서 챙겨주고 관리해주느냐가 10배 이상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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