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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역대 최대 규모 ‘세계피부과학술대회’ 개막

전세계 1만2000여명 참가…“한국 의료계 위상 높일 것”

조민경 기자 기자  2011.05.24 14:5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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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혁신적 피부 과학을 통한 세계적 교류’를 주제로 109개국 1만2000여명이 참여하는 제22차 세계피부과학술대회(The 22nd World Congress of Dermatology)가 24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이번 세계피부과학술대회는 국내 의료 역사상 최대 규모로, 국내 피부과학의 발전과 연구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내 의료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국제 학술대회인 제22차 세계피부과학술대회가 24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사진은 대회 조직위원회 은희철 대회장(서울대의대 피부과 교수).
1889년 프랑스 파리에서 처음 개최된 이래 122년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피부과학술대회는 4년마다 피부와 관련된 최신 지견과 정보들을 총망라하는 장으로, ‘피부과 올림픽’으로 불린다. 이번에 서울에서 개최된 제22차 세계피부과학술대회(이하 서울대회)는 지난 1982년 일본 동경대회 이후 아시아 국가 중 2번째로 열리는 것이다.  

이번 서울대회는 면적 1만7500㎡ 규모의 코엑스 전관에서 열리며, 총 320개 학술 세션으로 구성돼 1200명 이상의 석학들이 강연을 진행한다. 

25일에는 자궁경부암 발병원인인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를 처음 발견해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Harald Zur Hausen 박사의 ‘바이러스 감염의 의한 암 발생과 예방접종에 의한 중요성’에 대한 강연이 열린다.

이어 26일에는 분자생물학 및 유전자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Magnus Norborg 박사가 ‘최신 유전자 분석방법’에 대한 강연을, 27일에는 세계 최초로 환자의 피부세포로 만능 줄기세포를 만드는데 성공한 재미 한인 과학자 박인현 박사가 ‘피부세포로부터 만든 줄기세포를 이용한 환자 맞춤형 질환 치료 가능성 소개’에 대한 강연을 진행한다.

또 28일에는 당뇨 및 내분비학의 권위자인 Marc Donath 교수가, 29일에는 면역학 분야의 권위자인 Robert Modlin 교수가 각각 ‘대사증후군에서의 염증의 역할’과 ‘피부의 선천면역’에 대한 특강을 연다.
 
이 외에도 피부노화와 암 유발 줄기세포, 골수세포를 이용한 피부회복 및 피부재생, 나노기술을 이용한 피부미용술 등 관련 분야에 대한 강연과 심층토론이 진행된다.

한편, 이번 서울대회를 주최한 대한피부과학회는 지난 2002년부터 대회 유치를 위해 조직위원회를 구성하고 서울시와 관광공사, 해외공간까지 총동원해 유치 활동을 진행해왔다. 이 같은 노력으로 지난 2007년 제21차 아르헨티나 대회에서 이탈리아 로마와 영국 런던과 경쟁해 서울이 최종 개최지로 확정됐다.

세계피부과학술대회 은희철 대회장(서울대의대 피부과 교수)은 “이번 대회는 세계적 석학 및 선두그룹 연구진의 참여로 학문적 교류를 통해 국내 피부과학의 발전과 연구의 활성화를 이끌 것”이라며 “또한 피부과 영역을 넘어 한국 의료계 위상을 세계적으로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다음은 대회 조직위원회 은희철 대회장, 노영석 홍보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이번 대회의 대표적 강의(special lecture, 스페셜 렉쳐)가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인 Harald Zur Hausen 박사의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에 대한 것이다. 이 박사는 피부과의사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대표적인 강의를 진행하는 이유는.
▲스페셜 렉쳐의 경우 권위나 학문 깊이를 위해 가능하면 피부과가 아닌 분야에서 피부과와 연관 있는 교수를 초청하고 있다. Harald Zur Hausen박사는 피부암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중 사람유두종바이러스(사마귀바이러스)를 처음으로 발견했다. 이 바이러스는 자궁경부암뿐 아니라 성기에 발생하는 피부암을 일으키기 때문에 피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바이러스다. Harald Zur Hausen 박사는 또 사마귀바이러스 뿐 아니라 머켈 세포암 유발 주요 원인인 폴리마바이러스와 에이즈 환자에게 발생하는 카포지육종에 대해서도 강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대회 유치가 어렵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당시와 비교해 상황이 바뀌었는지. 또 이번 대회 준비에 가장 어려웠던 점은.
▲대한피부과학회는 학문적 단체로 회원들이 대부분 대학 교수로 구성돼 있어 대회 준비 시에 대관료 등을 제약회사나 화장품 회사 등을 통해 협찬 받게 된다. 그러나 지난해 리베이트 쌍벌제 등으로 인해 협찬을 받는데 공정거래상 문제가 발생해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후 대회 개최에 어려움이 알려지면서 정부 측에서 학술대회가 이 같은 문제로 위축되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해 잘 진행됐다. 

세계피부과학술대회가 세계 대회인 만큼 개최지 등 의사결정에 있어 단순히 몇 사람을 움직이는 것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선거전 등 체계적인 의사 결정을 해야 한다. 따라서 재정적 부분이나 외교적 자문을 구하고 국제관례에 따라 진행해야 하는 점이 어려웠다. 또한 과학, 의학에 있어서는 홍보 문제도 어려운 부분 중 하나였다.

연평도 사건과 일본 원전사태도 외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하는데 우려를 증식시켰으나 세계피부과연맹에서 나서 적극적으로 서울대회 유치를 도왔다.

-1만2000여명이 참여한다고 했는데, 숙박시설은 충분히 갖춰졌는지.
▲기존 참여 인원을 2만여명으로 예상하고 있었으나, 일본 원전사태 등으로 당초 예상보다 적은 1만2000여명이 참여하게 됐다. 이 인원은 서울 시내에서 수용이 가능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 기존 2만명을 예상했을 때 의정부나 수원, 인천 등지 숙박시설이나 대한피부과학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민박(자원지원)도 계획했으나 현재로서는 서울시내 숙박시설로 충분히 수용가능한 상황이다. 

-우리나라가 줄기세포 화장품 선도국가로 알고 있는데, 이번 대회에서 줄기세포 화장품의 유용성과 기능성에 대한 종합적인 의견이 발표되는 것인가.
▲대회 학술영역은 조직위원회에서 만든 것과 스폰서(화장품 회사 등) 회사들이 직접 만든 심포지엄으로 구성된다. 줄기세포를 화장품에 이용한다는 토픽(주제)은 스폰서 회사들이 만든 심포지엄에 해당한다. 줄기세포 화장품 효용성에 대해서는 논쟁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조직위에서는 이 같은 내용에 대해서는 강연 등을 진행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