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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모 막말 사퇴…“꽉 막힌 중년 남성의 오만함과 치졸함”

최봉석 기자 기자  2011.05.20 19:5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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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막말' 박용모씨가 결국 사퇴했다.

영화배우 김여진씨에게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상스러운 막말을 퍼부어 여론의 질타를 받은 한나라당 정책 자문위원 박용모씨가 결국 자진 사퇴의 길을 걸은 것이다.

지난 19일, 트위터를 통해 자신을 한나라당 정책자문위원이라고 소개한 40대 남성이 영화배우 김여진씨에게 듣기에도 민망한 욕설을 퍼부어 파문이 발생한 바 있다.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지만, 이 남성은 지난해 9월 한나라당 행정안전 자문위원으로 위촉된 박용모.

박용모씨는 김여진씨가 5.18 광주민중항쟁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며 “전두환은 학살자”라고 말한 것에 대해 “경제학살자 김 아무개 전 대통령 두 사람에게는 무어라 말할래?”, “못생겼으면 함부로 씨부렁거리지 마라”라면서 상욕을 퍼부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심각한 언어폭력이자 여성비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한 여당 관계자가 트위터라는 사회적 공간에서 5.18 광주항쟁은 학살이 아니라며 역사를 왜곡한 것이라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더욱이 사회적 활동을 벌이는 성인 여성에게 ‘못생겼으면’, ‘가시내’, ‘미친X’이라고 공격, 여성을 대상화하고 비하했다.

여성의 사회적 발언에 대해 아니꼽게 여기는 꽉 막힌 중년 남성의 오만함과 치졸함이 드러난다는 게 야권과 누리꾼들의 시선이다.

그의 이런 수준 이하의 언행은 어쩌면 최근 쌍용차 투쟁과 청소노동자 파업 지원 등 사회활동에 활발히 나서고 있는 배우 김여진씨에 대한 한나라당 등 보수 진영의 솔직한 심정일지도 모르겠다.

그는 그러고 나서도 반성한답시고 올린 글이 “화가 나서 막말 좀 했다”며 “김여진 이외의 분들에게는 사과한다”라며, 차라리 안하느니만 못한 사과의 글을 올려 대중을 더욱 불편하고 거북하게 만들고 있다.

누가 뭐래도 박용모씨가 제일 먼저 사과해야 할 사람은 피해 당사자 김여진씨다. 개인의 의견을 사회적으로 표출하는 공간인 트위터는 전날 그의 만행으로 오염됐다.

야권 한 관계자는 “건전한 트위터 이용자들이 건강한 토론문화를 위해 그동안 구축해놓은 자율적 질서가 미꾸라지 한 마리에 더럽혀진데 대해 대단히 유감스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런 상식도 예의도 없는 수준 이하의 인사에게 대체 무슨 정책 자문을 받았는지 궁금하다고 누리꾼들은 트위터 등을 통해 입을 모으고 있다.

박용모씨는 20일, 한나라당에 자문위원직 사퇴 의사를 전했다. 한나라당 정책위는 이를 즉각 수용했다.

한편 김여진은 이번 사태와 관련 “사고치신 그 분(박 위원)이 걱정될 정도”라고 대범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우리가 정작 들어야할, 웃어 넘기면 안 될 사과는 따로 있다”고 뼈있는 조언을 박용모에게 남겼다.

하는 행동이 참으로 극과 극이다.

사진=박용모 트위터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