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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글로벌 비즈니스 승패, 전문 의전에 달렸다"

정명진 코스모진여행사 대표 기자  2011.05.20 17:5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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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 지면서 글로벌 비즈니스는 기업의 필수 업무가 됐다. 해외 각국 비즈니스 파트너를 접할 기회가 늘어남에 따라 이를 대비하는 기업의 움직임도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위해 해외현지에서 전문 인력을 채용하거나, 정기교육을 통해 현지인 수준의 어학능력과 기획력, 타국 문화에 대한 적응력을 기르는 등 과거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유창한 외국어 실력과 적응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치밀하고 전문화된 ‘의전’임을 유념해야 한다.

의전은 비즈니스 바이어들의 공항의전부터 호텔예약, 미팅 일정 수행, 관광일정을 돌봐주는 서비스와 항공사나 금융권에서 우수고객을 위해 제공하는 컨시어지(비서) 서비스를 총칭한다.

의전은 ‘제 3의 협상지대’라고 불릴 만큼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략적으로 손님을 얼마나 잘 대접했느냐에 따라 협상의 결과물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몇몇 기업에서는 서비스 마인드와 전문성을 갖춘 의전요원 배치하는 사례도 종종 볼 수 있다. 전문 의전요원은 매 순간 외국인 VIP 곁에서 일정을 관리하는 비서이자 한국과 기업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가이드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협상 테이블에서 쉽게 드러내지 않는 개인의 취향과 기분, 속내를 알 수 있는 최측근으로 협상의 성패를 좌우하는 고급 정보를 손 쉽게 얻을 수 있다. 

의전은 VIP가 공항에 내리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이때, 국가색이 들어간 넥타이를 착용하거나 국화를 건네면서 호의적인 첫 인상을 남길 수 있다. 이동하는 차량에는 외국인 VIP의 현지 조간신문을 놓거나 선호하는 향수를 미리 뿌리는 것도 성공적인 의전의 기본 법칙이다.

호텔 역시 방문 목적과 비즈니스 미팅 장소를 고려해 예약해야 한다. 젊은 감각의 IT업계 혹은 패션업계에 종사하는 인물이라면 트렌드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강남에 위치한 파크 하야트 호텔을 나이가 지긋한 고위 간부가 방문 시에는 보안과 경호가 용이하고 서울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신라호텔이나 하얏트 호텔을 권한다.

이때 호텔에 비치된 가전이나 생필품 들은 미리 점검해야 한다. 비즈니스를 앞둔 기업의 제품들로 변경해 두면 바이어의 머릿 속에 브랜드를 확실히 인지시킬 수 있다. 

의전에서 가장 치밀하게 고려해야 할 점은 이동 동선이다. 경쟁 브랜드의 회사 건물이 위치한 지역은 가급적 지나치지 않는 것이 좋다.
실제 S사 초청의 바이어들을 의전 시에는 가급적 L사가 위치한 여의도는 피해서 동선을 잡는 것이 관례다.

또한 짜여진 코스를 미리 진행해 보고 무리가 없는지 체크하고 일시적인 도로폐쇄나 시위 일정 등 당일 교통상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들을 철저히 파악해야 한다.

식사는 그 나라의 문화와 종교, 개인의 식성 등이 세심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최근 교류가 늘어나고 있는 이슬람권의 경우, 돼지고기 섭취가 금기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소고기나 닭고기 등 허용된 고기도 ‘할랄’ 음식이 아니면 절대 먹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국가색이나 종교색까지 철저히 고려된 식단을 마련해야 제대로 된 식사 접대라 할 수 있겠다.

현장에서 느낀 점은 외국인 VIP 대부분 바쁜 비즈니스 일정 틈틈이 관광을 원한다는 것이다. 선호 관광지도 미리 고려해야 할 중요 포인트다.

한국의 전통 체험을 원한다면 고궁이나 역사 박물관, 인사동 등이 있는 강북지역 시티투어가 적합하다. 단순한 투어가 아닌 태권도 체험, 템플스테이, 김치 만들기 등 활성화 된 체험형 관광도 고려해볼 만 하다.

   
 
비즈니스의 연장선에서 한국의 앞선 기술과 트렌드를 경험하고자 한다면 국내 대기업의 기업 홍보관, 최신 유행 쇼핑센터 등이 다수 포진한 강남지역 시티투어를 권한다.

최근 서울시는 각종 국제회의를 유치할 경우 최대 2억 원 가량을 지원하는 등 MICE산업 총력지원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처럼 각 기관에서 MICE 육성정책을 펼치면서 글로벌 비즈니스는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이쯤에서 외국인 VIP를 맞이하는 우리의 현 주소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최근 현장에서 느낀 점은 인프라나 관광자원은 발전된 반면 질 높은 의전을 제공할 수 있는 인력과 경험이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경제적 지원 뿐 아니라 교육, 자문 등 전문성 향상을 위한 체계적인 지원이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다.

정명진 코스모진여행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