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기자수첩] 제약사 홍보맨들 ‘회사 다니기 힘드네’

조민경 기자 기자  2011.05.20 15:51:23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최근 제약사 홍보맨들의 퇴사가 줄을 잇고 있다고 한다. 리베이트 쌍벌제와 약가인하 연동제, 일반약 약국 외 판매 논란 등 국내 제약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지난해 연말부터 벌어진 상황이다.

이 기간 동안 특히 상위제약사 홍보맨들의 퇴사가 늘면서 제약사 홍보가 녹록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A제약사의 경우 지난해 홍보팀 대리가, B제약사는 올해 초 주임이 사직서를 냈다. C제약사에서는 지난해 과장이, D제약사는 대리가 회사를 그만뒀고, E제약사는 부장, F제약사는 과장이 각각 퇴사했다.

제약의 경우 타 업종보다 전문지식이 요구되는 특징이 있어 업계 내 이직이 많은 편이다. 그러나 앞서 6명의 홍보맨들은 업계 내 이직이 아닌 사업, 휴식 등 개인적인 사유로 모두 업계를 떠났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리베이트 쌍벌제로 제약사 영업사원들의 영업활동이 어렵다는 것은 익히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정부가 대대적인 리베이트 단속에 나섰고, 의사들이 자체적으로 영업사원 병원 방문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자연스레 제약사 홍보 목소리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실적이 좋으면 뒤에서 따로 리베이트를 한 것은 아니냐, 실적이 나쁘면 그 전에 해오던 리베이트를 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난과 함께 정부의 리베이트 단속 불똥이 튀지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다.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 이후에도 제약사들의 리베이트 정황이 포착되면서 정부는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이 과정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부담하는 높은 약가가 리베이트 비용 때문이라는 사실에 분개하며 제약사들에 따가운 시선을 보냈다.

이에 한 제약사 홍보맨은 제약사에 다니는 것이 무슨 잘못을 하고 있는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며 어디 가서 제약사에 다닌다고 말하기가 껄끄러울 때가 있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또 다른 제약사 홍보팀 직원은 “정부가 제약업계를 타깃으로 유독 심한 제제를 가하고 있다”며 업계환경이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하는 염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회사에 자부심을 갖고 일한다면 홍보에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겠지만, 자신이 다니는 회사 이름조차 남 앞에서 얘기하기 꺼려진다면 어떤 홍보맨이 회사를 제대로 홍보할 수 있을까. 

앞서 지난 19일 리베이트 행위로 적발된 제약사들의 보험약가 인하 결정이 내려지면서, 제약사들은 더욱 힘든 시기를 맞게 됐다.

   
약가인하 결정이 내려진 제약사는 그들대로, 또 현재 리베이트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제약사는 나름의 방안을 강구하고 있을 것이다.

이번 보험약가 인하 조치로 제약사들이 제약환경 전반에 만연해있는 리베이트 관행에서 벗어나 환골탈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제약사들의 영업환경에도 쇄신바람이 불지 않을까. 더불어 홍보맨들도 자부심을 갖고 회사 홍보에 나서 소비자들에게 좋은 정보를 제공하는 데 앞장선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