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주변시세 85% 보금자리…악재냐 호재냐

[심층진단] 주택업계 低분양가·高품질 앞세운 치열 경쟁 예고

김관식, 서영준 기자 기자  2011.05.18 17:14:30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일단 보금자리 공급을 피하고 나서 탈락수요를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A 중견건설사 관계자)

“주변 시세 대비 85%선이면 민간 업체와 경쟁도 해 볼만 할 것으로 봅니다.”(B 건설사 관계자)

5차 보금자리주택 공급 계획이 발표되면서 주택시장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지방을 중심으로 북상하고 있던 부동산 열기가 보금자리 공급 여파로 인해 한풀 꺾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긍정적인 분석도 나오고 있다. 냉기가 도는 주택시장에 경쟁력이 뛰어난 보금자리주택 공급으로 시장 회복의 ‘불씨’를 살릴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주변시세 대비 85%선으로 공급되는 5차 보금자리주택이 침체된 주택시장에서 악재로 작용할 지 호재로 시장을 살릴 지에 대해 주목되고 있다. 사진은 5차 보금자리지구 위치도.

정부는 서울 고덕, 강일3, 강일4, 과천지식정보타운 등 4개 지구를 5차 보금자리주택 사업지구 후보지로 선정하고, 앞으로 주택 2만1900가구 중 1만5500가구가 보금자리 주택으로 공급된다. 이번 5차 보금자리주택은 주변시세 대비 저렴한 분양가는 물론, 서울권과 인접해 벌써부터 치열한 청약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5차 보금자리…민간업계 “피할 수만은 없다”

정부의 5차 보금자리지구 후보지가 선정되면서 부동산을 포함한 건설업계는 “시장침체를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정부의 각종 부동산경기 부양책에도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시장 속에서 이번 보금자리 공급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번지 조민이 팀장은 “이번 보금자리가 지방을 중심으로 살아난 분양시장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며 “입지와 저렴한 분양가 등의 경쟁력으로 민간분양이 앞당겨지거나 내년으로 넘어가는 사례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수도권 지역 주택시장이 침체되면서부터 보금자리주택은 민간건설사들에게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시세 차익을 남길 수 없을 만큼 기대감이 떨어진 시장 분위기로 인해 수요자들은 “차라리 저렴한 보금자리가 낫겠다”는 판단으로 대기모드로 돌입한 이유에서다.

이 같은 상황은 곧 건설사들의 주택공급 일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태껏 시장 침체를 이유로 차일피일 미뤘던 공급 일정을 보금자리 때문에 또 다시 미뤄야 될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건설사 관계자들은 “보금자리가 지나간 이후에 공급해야 할지, 앞당겨야 할지 고민”이라며 앞으로 주택공급 시기가 더욱 늦춰질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더욱이 일부 건설사들의 경우, 주택시장 침체를 이유로 지금까지 미뤄놓은 물량을 또 다시 미루기는 쉽지 않다. 대출로 발생한 이자가 고스란히 빠져 나가기 때문이다.

A주택전문건설업체 관계자는 “지금 (주택시장) 분위기는 죽어 있는 상태에서 보금자리로 인해 실수요자의 관망세가 더욱 짙어지고 있다” 며 “오히려 보금자리를 기다리는 대기수요가 늘어나 민간업체의 주택 공급시기는 더욱 늦춰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민간 건설업체들 사이에서는 “이젠 보금자리주택도 민간 물량과의 경쟁이 불가피 할 것”으로 내다보고 보금자리에서 떨어진 수요를 공략하거나 정면 대결을 기대하고 있다. 과거 주변시세의 절반으로 공급되던 ‘로또’ 아파트(보금자리주택)가 앞으로 주변시세 80~85%로 공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건설사들은 아파트 ‘품질’ 을 내세워 보금자리주택과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B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분양가도 낮아지는 추세로 접어들고 있어 보금자리보다 우한 품질로 주택을 내놓게 되면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이번 보금자리의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탈락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보금자리 이 후 분양물량이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5차 보금자리지구 인근 일반분양예정 가구는 서울 강동 1522가구(오피스텔 230실 포함), 경기 과천 인근지역 1808가구다. 5차 보금자리주택지구 발표가 인근지역 신규분양 사업장 청약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보금자리 수요 증가…전세 ‘불안정’

5차 보금자리로 인해 부동산시장은 주택거래 침체와 전세시장 불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5차 보금자리주택은 주변시세 대비 85%선에서 공급될 예정이지만, 역대 최고의 입지로 평가받고 있다.

보금자리주택 청약을 대기하는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주택거래시장이 더욱 위축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조 팀장은 “매매시장의 경우 5차지구의 입지가 우수한 편이기 때문에 보금자리주택으로 내집마련을 염두에 두는 수요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거래가 위축될 가능성 있다”며 “전세시장의 경우 눌러앉기 현상 더 나타날 수 있어 불안정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이사도 “지난 5·1대책에서 서울, 과천 및 1기 신도시 양도세 비과세를 위한 거주요건 폐지 예고에도 불구하고 거래가 활성화 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5차 보금자리지구가 발표됨에 따라 보금자리주택 청약 대기수요 증가와 주택 구매심리 위축 등 인근 주택매매시장 침체는 물론 전세수요 증가로 인한 전세시장 불안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