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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텔레마케팅관리사’실효성 논란…대안은?

실효성 있는 자격증 ‘관리ㆍ방향’ 변화 시급해

이지숙 기자 기자  2011.05.16 17:2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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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텔레마케팅관리사 자격증제도가 업계에서 진가를 발휘하기 위해선 제도에 대한 인식 확산과 시험과목의 활용성 등이 높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컨택센터협회는 지난 4월 설문조사를 통해 텔레마케팅관리사의 현황을 파악하고 자격증 소지자가 실제 컨택센터의 서비스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지에 대해 알아보았다.

텔레마케팅관리사는 2002년 신설된 국가기술자격 33개 종목 중 하나로 지난 10년간 1만1351명의 관리사를 배출해냈다. 년 3회 실시되는 이 시험은 필기와 실기로 나눠 실시되고 있으며 필기시험 합격자는 2년간 실기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또한 필기시험의 합격률은 10년간 86.6%를 차지했으며, 실기시험의 경우 27.1%의 합격률을 나타내고 있다.

   
텔레마케팅관리사 응시자ㆍ합격자 현황
하지만 실제 자격증 제도가 신설된 지 10년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제도가 갖는 영향력은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컨택센터 업계가 필요로 하는 인력은 많지만 입사하고자 하는 구직자의 수요는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즉 인력부족 현상으로 인해 업계에서 자격증을 소지한 전문 인력을 뽑기보다는 인원을 채우기에 급급한 상황이다.

한국컨택센터협회 황규만 사무총장은 “자격증이 있다 할지라도 자격증 수당을 주는 기업이 많지 않다보니 현재 근무 중인 상담사들의 관심도는 낮고, 단지 컨택센터 관련학과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취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자격증 시험을 보는 것 같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 취업가산점만을 위한 자격증 취득일 뿐

현재 텔레마케팅관리사 자격증은 컨택센터 관련학과 학생들이 취업준비를 하며 응시율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컨택센터협회 관련 자료에 따르면 텔레마케팅 관리사의 연령은 20대가 전체의 8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컨택센터 관련학과인 콜 마케팅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7%가 자격증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고 응시목적으로는 ‘취업할 때 가산점을 받기 위해’가 62.4%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역량강화를 위해’가 22.5%, ‘졸업에 반영되어’ 16%, ‘편입 시 18학점을 받기 위해’가 3.9%였다. 또한 텔레마케팅관리사 시험제도에 대해 바라는 점은 ‘취업 시 가산점 혜택’이 44.4%로 가장 많았으며, ‘회사 내에서 주는 자격수당’이 38.7%로 뒤를 이었다.

◆ 현업 종사자, 자격증의 현장 활용성 높여야

실질적인 현업 종사자들의 경우 우선 텔레마케팅관리사에 대한 인지도가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여자대학 콜마케팅학과 이미영 학생의 석사논문에 따르면 설문조사 결과 텔레마케팅관리사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한 현업종사자는 45.9%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으며, ‘모른다’고 답한 응답자도 41.3%에 달했다. 반면 컨택센터 관련 학과 대학생은 63%가 텔레마케팅관리사 제도에 대해 알고 있었으며 모른다는 학생은 23.3%에 그쳤다.

   
텔레마케팅관리사 시험과목의 활용성(명%)
현장에서의 활용성도 시험 과목인 판매관리, 시장조사, 텔레마케팅 관리, 고객응대 등으로 나눠 조사한 결과 네 과목 현장 활용도의 수치가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네 질문 모두 응답자의 절반가량이 시험과목의 활용성에 대해 ‘잘 모름’이라고 답해 시험과목의 내용이 자격시험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또한 현업종사자들은 기업이 텔레마케터 자격증 취득자에 대해 좀 더 인정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컨택센터협회는 설문조사 결과 현업종사자들은 회사 내에서 자격 수당 지급과 자격 취득 시 꼭 필요한 전문지식을 갖췄다고 인정받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 시험난이도, 응시 자격 등 조정해야

컨택센터협회 조사 결과, 관련학과 교수들은 텔레마케팅 관리사 제도가 활성화되기 위해 응시 자격 제한, 시험 난이도 조정, 시험과목 재조정, 명칭 변경, 등급 구분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다른 자격증과 동일하게 1급 산업기사 자격증으로서 이에 맞는 학력과 경력을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미 10여개의 2년제 및 4년제 대학교에서 학과를 운영 중인 만큼 최소 3학기 이상 이수자 또는 컨택센터 실무 경력 3년 이상의 경력자를 응시자격으로 두는 것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와 같이 응시자격이 갖춰지면 업계의 대우도 달라질 것으로 판단했다.

시험 난이도 조정에 대한 의견도 제기됐다. 현재 필기시험은 출제범위와 참고문헌이 제한돼 있어 출제문제들이 계속 반복되 나오기 때문에 난이도가 평이하고 변별력이 없다고 교수들은 지적했으며 문제은행식 출제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실기시험의 경우 출제가 개인의 의도대로 너무 주관적으로 채점되므로, 주관식 서술형의 경우에도 표준화 모형을 만들어 되도록 객관성,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전했다.

시험 과목의 경우에는 현재 4과목 중 세 과목인 고객응대, 판매관리, TM관리는 텔레마케팅 운영관리로 묶고 마케팅, 서비스 운영관리, 소비자와 시장 등 텔레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는 상담사의 지식과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과목들이 추가되는 방안을 건의했다. 또한 실기시험은 현장 실무적인 내용 위주로 출제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텔레마케팅관리사’란 명칭에 대해서도 62.5%가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내며 컨택센터관리사, 컨택센터상담사, 고객응대상담사 등으로 변경하는 것을 추천했다.

◆ 자격증 제도 활성화 위해 업계 앞장서야

한국컨택센터협회는 자격증 제도 활성화를 위해 무엇보다 업계의 노력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컨택센터협회 황규만 사무총장은 “텔레마케팅관리사 자격증은 우리 업계를 인정한다는 뜻이기도 한만큼 업계가 스스로 잘 이용해야 한다”며 “기업들이 교육을 통해 자격증 취득자를 취지에 맞게 활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특히 “높은 이직률과 구인난을 겪고 있는 업계에서 스스로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은 ‘텔레마케팅관리사’라는 직업에 의지를 갖고 있는 사람인만큼 더욱 업계로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한국컨택센터협회는 기업이 CQ인증 획득 시 자격증 취득자를 많이 고용하고 있으면 가산점을 주는 등의 방안을 통해 자격증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황 총장은 “기업은 자격증 소지자를 일 잘하는 사람으로 보지 않는다”며 “현재도 자격증 취득 여부보다는 경력자를 업체에서 더욱 선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황 총장은 “산업인력공단 또한 실무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공부를 할 수 있게 시험문제를 구성했으면 좋게다”며 “인턴제와 보수교육 등으로 자격증제도를 탄탄하게 하면 기업도 서비스향상의 일환으로 자연스럽게 자격증 소지자를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