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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식품 김종희 상무의 급부상…3세경영 어디까지?

[대기업해부] 동서식품②…계열사·지분구조

전지현·조민경 기자 기자  2011.05.16 16: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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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1968년 태동한 동서식품은 식품사업, 포장사업, 다류사업, 수출ㆍ입 및 구매대행업, 보세창고업 및 임대업 등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지난 50여년간 커피를 앞세운 전문 기업으로 업계 정상을 지켜온 지 벌써 반세기다. 1995년에 이르러 동서식품의 지주사격인 동서가 코스닥시장에 상장된다. 동서와 동서식품의 지난해 매출액은 각각 3860억원, 1조4218억원, 당기순이익은 1168억원과 1789억원을 기록했다.

동서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오너일가의 지배력이 막강하게 형성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최근 들어 김상헌 동서 회장의 장남인 김종희 상무에게로의 지분 이양 및 토지편법 승계 등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아직 먼 미래인 3세구도를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겠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시가총액 1조713억, 코스닥 10위…6년간 시가총액 20위권

동서는 지난 5월13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 1조713억원으로 코스닥기업 10위 기업이다. 6년간 시가총액 20위 순위권에 들 정도로 작은 회사가 아니다. 2010년 12월말 기준, 동서는 동서식품을 비롯해 동서물산, 동서유지, 성제개발, 대성기계, 동서실업유한공사, 미가방유한회사 등 7개사를 거느리고 있는데 동서식품을 제외하면 모두 비상장사다. 동서 외 핵심 계열사인 동서식품은 미국 크래트프푸드가 5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동서는 삼성 창업 공신으로 꼽히는 김재명 명예회장은 제일제당(현 CJ) 사장 등을 거쳐 동서를 창업했다. 김 명예회장은 슬하에 큰아들인 김상헌 동서 회장과 작은아들인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을 뒀다.

   
 
김상헌 동서 회장은 성균관대에서 영문학 학사와 하버드대에서 공부했고, 경남화학공업, 유동기업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동서식품 감사와 부사장을 역임했다. 형인 김상헌 회장이 동서식품을 비롯해, 동서유지, 동서물산, 성제개발, 대성기계, 동서실업유한공사 등 각 계열사에 걸쳐 감사직을 맡고 있는데 반해 동생인 김석수 회장은 동서식품 상근 회장직에만 머물러 있다.

김 회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학 MBA를 마친 김 회장은 동서식품 마케팅 부사장과 동서식품 부회장을 거쳐 2008년부터 동서식품 회장에 재직 중이다.

◆급부상하는 황태자 김종희 상무

동서의 최근 지분구조 중 눈에 띄는 것은 김종희 상무의 지분 증가률. 최근 들어 김상헌 동서 회장의 장남인 김씨의 동서 지배력을 조금씩 강화시켜주는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김 상무는 지난 1999년 1.22%이었던 동서지분을 꾸준히 늘려 현재 6.23%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2001년까지 1.22%에 머물렀던 지분율이 2003년 1.52%, 2004년 1.69%, 2006년 2.24%, 2009년 2.27% 등 조심스런 증가세를 보이더니 지난해와 올 들어 4%포인트가량 급등했다.

   
 
올해 만 35세인 김 상무는 지난 2월 동서의 경영지원 담당 상무이사(비상임 이사)로 선임됐다.

이와 더불어 김상헌 동서 회장과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의 자녀들인 김은정(1.04%), 김정민(0.99%), 김동욱(0.99%), 김현준(0.92%) 등 오너 3세들도 각각 꾸준한 증가률을 보이고 있다.

동서는 김상헌 회장이 최대주주로 33.84%를 소유하고 있으며, 김 회장의 동생인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이 20.13%로 2대 주주다. 이어 김종희 동서 상무가 지난달 15일 보통주 80만5011주를 매입함으로써 종전 3.46%에서 6.23%를 보유, 3대 주주가 됐다.

오너 일가가 전체지분의 68.28%를 차지한 것과 더불어 동서의 계열사 출자구조가 다른 그룹들에 비해 간단하다는 점은 오너일가의 지배력 강화에 크게 기여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동서식품 50%, 동서유지 19%, 동서물산 62.5%, 성제개발 19.75%, 대성기계48%, 동서실업유한공사 100%등 비교적 높은 비율을 보유함에 따라 동서를 통해 계열사들에 막강한 지배력을 형성하고 있다.

◆성제개발, 편법증여의 수단?

최근 1~2년 사이 매출이 2배이상 상승한 동서의 계열사 성제개발의 최대주주(32.98%)가 김종희 상무라는 점에서 편법증여의 수단으로 이용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면서 도덕성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김 상무의 성제개발 지분은 32.98%. 지난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최대주주로 머물렀던 김성헌 회장의 지분이 지난해 고스란히 김종희 상무에게 증여됐다.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도 성제개발 보유지분 23,98%를 아들 동욱, 현준씨에게 각각 13%, 10.93%씩 물려줬다.

하지만 문제시된 것은 성제개발이 최근 1년 사이 동서그룹 계열사와 내부거래를 104% 이상 증가한 120억원대로 늘렸다는 것. 2010년 회계연도 감사보고서 기준에 따르면 동서물산, 동서식품, 동서유지, 동서, 미가방유한공사 등 동서의 각 계열사로부터 올린 매출은 성제개발 전체 매출 136억6400만원 가운데 90.75%에 이른다.

특히 성제개발은 김재명 명예회장이 보유한 21.61%를 포함할 경우 동서 오너가가 총 지분 80.25%를 차지한 동서의 계열사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계열사 몰아주기라는 의혹도 일고 있다.

이와 더불어 지난 1월 동서와 계열사인 동서물산이 시세보다 최대 2.5배 높은 가격에 김상헌 회장과 김석수 회장의 땅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세차익을 거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김상헌 회장은 지난해 130억원의 배당금을, 동생인 김석수 회장은 72억원의 배당금을 받아 국내 상장기업 오너 배당금 순위 각각 8위, 25위를 기록했다. 2001년 12월 결산 코스닥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배당금인 31억9000만원을 받은데 이어 이후에도 2006년 160%의 높은 배당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