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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신줄’ 놓은 MBC 뉴스데스크

노현승 기자 기자  2011.05.16 14: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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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MBC 뉴스데스크(이하 뉴스데스크)가 또 사고를 쳤다. 지난 15일 CCTV에 담긴 살인 장면을 그대로 내보내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보도 내용은 평소 자신과 누나를 무시하던 매형에게 앙심을 품고 식당에서 각목과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사건이었다. 내용만 들어도 충분히 잔혹할 만한 살인사건. 하지만 뉴스데스크는 일부 모자이크 처리로 가해자의 폭행 장면이 생생하게 전파를 타게 했다. 휴식을 취하며 휴일을 마무리하던 시청자들은 잔혹한 뉴스 영상을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뉴스데스크 방송 사고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뉴스데스크 취재진은 지난달 게임의 폭력성을 보여주겠다며 PC방을 찾아 곳곳에 카메라를 설치하고는 갑자기 전원을 내려 PC방 이용자들의 반응을 살피는  실험을 했었다. 이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잔인한 게임의 구체적 소개와 잔혹한 장면을 일부만 화면 처리해 방송했다며 경고 조치를 내렸다.

이 뿐만이 아니다. 뉴스데스크는 과거 한 시민이 버스에 치여 즉사한 장면을 여과 없이 노출해 시청자와 네티즌들에게 거센 비난을 받은 전적도 있다.

불륜·패륜·삼각관계. 이들은 소위 잘 나가는 막장 드라마의 소재들이다. 시청자들은 “너무 자극적이다”, “막장이다”라며 강도 높은 비난을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자극의 강도에 따라 시청률은 높아진다. 그리고 각 방송사들의 시청률 경쟁 때문에 저질 방송이 늘어간다.

이를 의식해서일까. 이젠 뉴스마저 자극적인 영상을 노출해가며 시청률 경쟁에 뛰어들었다. 오후 8시로 시간대를 옮겨 SBS 뉴스와 경쟁 중인 MBC로선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하지만 드라마·예능이 자극적인 소재로 가득 채워져도 보도방송은 끝까지 균형감각을 지켜야 한다. 살인사건을 그대로 보여주면 왜 살인을 했는지, 이 사건이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이 전달되기란 쉽지 않다. 시청자는 이미 충격적인 외부 자극에 시선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뉴스는 ‘19금 프로그램’이 아니다. 인포테인먼트 라는 말에서 잘 드러나듯 최근에는 엔터테인먼트로서의 뉴스도 강조되고 있지만 여전히 그 본질은 진실 전달이다. 그러지 않고서는 뉴스가 픽션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더 이상 뉴스의 본질을 훼손하는 선정적 영상을 통한 시청자 몰이는 그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