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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처럼 목욕해 볼까?

은은함으로 현대에도 화장품과 향수 등에 활용되는 백단향등

김소연 기자 기자  2006.11.10 18:4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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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황진이 열풍이 패션, 피부 관리법에 이어 전통 향까지 불어 닥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전통 패션, 화장에 대한 붐을 몰고 온 KBS 드리마 ‘황진이’가 중반을 넘어서면서 본격적으로 요염하고 섹시한 기생 황진이의 면모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9일 저녁 목욕하는 장면에서 황진이는 백단향 가루를 욕조에 풀어내고, 유병에 담긴 백단향 향유를 덜어내 팔에 바르는 장면이 나와 관심을 모았다. 

현대 여성들이 보디 미스트나 향수를 뿌려 자신만의 개성을 연출하는 것처럼, 옛 여인들도 백단향과 같은 천연 재료를 사용하여 은은한 향취가 몸에 배게 했다

 조선시대 궁중에서 귀하게 사용되었던 백단향은 특유의 향과 효능으로 오랜 세월 여성들에게 사랑받아왔다.

백단향의 향은 차분하고 명상적인 속성을 지녔기 때문에 아로마 요법으로 활용되어 우울증, 불안증과 불면증을 치료하기도 했다.

또한 에로틱한 속성을 지녀 인도 여성들은 사람들을 유혹하기 위해 가슴에 백단향 반죽을 문지르기도 했다고 한다.

백단향은 향 뿐만 아니라 피부 미용에도 뛰어난 효과를 지녔다. 미얀마 여성들은 노란 백단향 가루를 뺨에 바르고 다니는데 이는 백단향 가루가 잡티를 제거하고 자외선을 차단해주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며 백단향에서 추출한 오일은 피부 노화 방지 및 주름살을 펴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우리의 옛 선조들이 향을 사용한 기록은 신라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신라 시대에는 종교적 의례나 맹세할 때, 부부 침실에도 향을 피웠고, 남녀노소가 귀천에 관계없이 향낭을 지녔다.

당시의 향은 대부분 가루나 덩어리로 도자기에 기름과 함께 재어두었다가 손끝에 찍어 사용하기도 했다.

 고려시대 향에 대한 기록은 [선화봉사고려도경(1142)]에 남아있다. 고려의 귀부인들은 방울과 비단 향낭을 매단 허리띠를 찼는데 이중 향낭이 많을수록 귀하게 여겼다고 한다.

조선 여인들은 엷게 희석한 향을 향갑이나 향낭에 넣어 몸에 직접 패용하여 은은한 향기가 풍기도록 했다.

특히 왕을 가까이에서 모시는 승지는 의무적으로 향낭을 패용해야 했다. 궁중에서는 향을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에 향장이라는 향을 제조하는 전문 기술자를 두었고 사향노루를 직접 사육하기도 했다.

 현대에 와서 화장품 업체들은 ‘백단향’을 화장품과 향수에 적용시키고 있다. 대표적으로 조상들의 아름다움을 잇고 있는 한방화장품.

 코리아나 화장품의 ‘자인(姿人)’은 자칫 거부감을 가질수 있는 한약재 냄새를 지우고, 은은한 백단향을 첨가해 품격있는 향취를 만들어 내어 두터운 매니아 층까지 확보하고 있다.

이밖에 클라란스의 ‘빠 아무르’, 에스쁘아의 ‘뿌르 옴므  오데토일렛’ 등에 현대적으로 해석되어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옛 여인들이 사용한 향을 직접 체험해 보기를 원한다면 이곳을 추천한다.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코리아나 화장박물관에서는 궁중에서 기본향으로 여겨지는 백단향, 신하가 임금을 만날 때 입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사용했던 정향 등 다양한 향을 직접 맡아볼 수 있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전통 향을 찾을 수 있는 체험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또한 내년에는 우리의 전통 향을 주제로 박물관 기획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코리아나 화장 박물관은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각종 화장 유물 5,300여 점이 전시되어 있어 옛 여인들의 전통 미용법을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유물을 통한 역사 공부까지 할 수 있는 문화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