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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네번째 리퍼폰’ K씨 분통 사연

KT “블랙컨슈머일 수도”…A/S 강화 외쳤지만 고객불만 여전

유재준 기자 기자  2011.05.11 15: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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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애플 아이폰이 인기만큼이나 다양한 이슈를 쏟아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출시 이후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부족한 A/S 문제’가 여전히 아이폰 유저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최근 SK텔레콤이 아이폰4G를 출시하며 KT와 경쟁구도가 돼버린 현재 A/S 정책 경쟁 또한 치열한 듯 보인다. 상황은 이렇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9년 12월 KT 아이폰3G를 구입한 이용자가 네 번의 리퍼폰으로 교체했다.
경상북도 구미시에 거주하는 김모(32, 남)씨는 지난 2009년 12월 KT 아이폰3G를 구입했다. 하지만 김씨는 사용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폰 뒷면에 거미줄 같은 균열이 보이기 시작해 A/S센터인 대우일렉서비스에서 첫 번째 리퍼폰으로 교체했다.

이것도 잠시, 김씨는 다음 날 터치스크린이 작동하지 않아 또 다시 리퍼폰으로 교체했지만, 이번에는 동작감지센서가 작동하지 않았다.

◆고객 불편 소비자 몫?

화가 치밀은 김씨는 대우일렉서비스센터를 찾아 또 한번 휴대폰을 교환했지만 음성인식센서와 배터리 이상 등 갖가지 문제가 다시 발생해 18개월 간 리퍼폰 교환을 세 번이나 했다.

마지막 서비스센터를 방문했을 때는 “서비스 기간이 종료돼 더 이상 리퍼를 해줄 수 없다”는 안내에 김씨는 당혹스럽기까지 했다.

김씨는 “네 번 발생한 문제는 기기를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했다”며 “이런 경우 애플에서는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데 아무런 대책도 없고, 무려 세 번씩이나 리퍼폰으로 교환 했다는 사실만 쉬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결국, 애플은 김씨에게 아이폰4G로 바꾸도록 안내했지만 기기 변경에 따른 기존 아이폰에 내장된 데이터 백업과 2주간의 임대폰 사용, 유심칩 재구매 등 여러 가지의 불편은 김씨의 몫이었다.

김씨의 불편과 불만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개통을 위해 KT플라자를 직접 방문해야 했으나 애플에서 알려준 위치조차 정확치도 않았다.

김씨는 “일러준대로 KT플라자를 찾아갔더니 아무것도 없었다”며 “애플에서는 단지 인터넷에 게시된 정보만 보고 안내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이런 경우를 보면 KT와 애플 사이에 커뮤니케이션은 단절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애플사 A/S 정책만 따라갈 뿐”

김씨의 불만은 이렇지만 해당사인 KT의 입장은 달랐다. 김씨가 블랙컨슈머가 아니냐는 반응이다. KT 관계자는 “블랙컨슈머일 수 있겠는데, 4~5번의 리퍼폰 교환은 특이한 케이스다”며 “KT 또한 A/S 센터를 구축했지만 흐름은 애플 정책을 따라가는 것이다”고 밝혔다.

해당 A/S 센터였던 대우일렉서비스 관계자도 “애플에서 정한 정책에 따라 A/S 절차가 정해지는 것이다”며 “리퍼폰을 지급받은 후 90일간의 보증기간 내에 결함이 발생 했다면 무상으로 리퍼폰을 지급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A/S를 받은 횟수는 중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리퍼폰은 중고품이 아닌 새 제품이나 다름없다”며 “제품을 이루는 부품 중 일부는 재생한 경우가 있으나 배터리, 케이스 등 전부 새것으로 보증기간 내 소비자 부주의가 아닌 제품 결함의 경우 무상으로 교환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른 기기들과 마찬가지로 보증기간이 경과한 후 A/S는 유상으로 처리되는 것은 당연하다는 설명이다.

김씨는 KT와 애플사 측의 이 같은 입장이 당황스럽다고 주장한다. 유사 사례가 발생한다 해도 똑같은 논리에 고객 불만은 묻히고 말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김씨는 “국내시장에 아이폰을 출시한 이통통신사들이 애플사의 정책을 따라간다는 일괄된 입장만으로는 그간 A/S에 불만이 있어온 고객들의 불만을 모두 수용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애플사는 일명 커스터머 릴레이션 팀으로 불리는 고객센터를 국내가 아닌 해외에 두고 운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용자들이 전화연결을 원할 때마다 통화 대기 시간은 길게는 10분 이상 지체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애플 관계자는 “고객센터가 어느 곳에 위치해 있는지는 말할 수 없다”며 “국내에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문의에도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비스센터는 외주업체 담당

한편, SK텔레콤과 KT를 통해 출시되고 있는 애플사의 스마트 기기에 대한 A/S는 현재 자체적인 서비스센터 외에 애플 공식센터에서 A/S를 운영하고 있다.

아이폰 서비스 기간은 구입일로부터 1년으로, 보증기간 내에 내부적인 기계 결함이 발생했을 시 무상으로 리퍼폰이 지급되고 외관상 등의 이유로는 유상 수리된다. 액정 이외의 부분 수리 및 교체 불가는 보증기간에도 29만원 지불 후 리퍼폰을 받을 수 있다.

애플 기기 서비스센터는 가전, 정보통신 제품 등 다양한 기계를 수리하는 외주 업체에서 담당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대우일렉서비스센터를 비롯해 한빛마이크로 등 4개~5개 업체가 애플의 인증을 받아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