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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년간 시장 1위…해방둥이 화장품 맏형

[대기업 해부] 아모레퍼시픽…② 지분구조 및 후계구도

전지현 기자 기자  2011.05.06 11: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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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대기업들은 대내외 경제 상황과 경영 방향에 따라 성장을 거듭하거나, 반대로 몰락의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기업일지라도 변화의 바람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2, 3류 기업으로 주저앉기 십상이다. 기업은 끊임없이 선택과 집중을 요구받고 있다. 국내 산업을 이끌고 있는 주요 대기업들의 선택과 집중을 조명하는 특별기획 [대기업 해부] 이번 회에는 아모레퍼시픽을 조명한다. 그룹의 태동과 성장, 계열사 지분구조와 후계구도 등을 두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말 기준 매출액 1049억원, 영업이익 978억원, 당기순이익 1030억원의 경영 실적을 기록했다. 서경배 대표이사 사장이 보통주 55.7%와 우선주 13.5%로 총 51.37% 주식을 보유 최대주주이고, 친인척 등을 포함한 특수관계인이 보통주 기준으로 총 61.5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이제 갓 성인식을 치룬 서 사장의 장녀 서민정양이 우선주 24만1271주로 26.48%를 소유한 것이 눈에 띈다.

◆태평양 이끄는 쌍두마차

아모레퍼시픽은 서성환 창업주의 차남인 서경배 사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구 태평양)은 지난 1997년 3월17일 이능희 주식회사 태평양 사장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서경배 그룹기조실 사장을 새 대표로 선임했다. 서성환 회장이 그룹의 모기업인 태평양을 둘째 아들에게 맡긴 것이다.

큰아들 서영배씨에게는 지난 1992년 태평양종합산업을 맡겨 경영에 참여시킨 바 있다. 따라서 태평양그룹의 2세 경영은 큰 아들이 금융·서비스 분야를, 작은 아들이 화장품·제약 등 제조업 분야를 이끄는 쌍두체제가 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서성환 창업주의 차남인 서경배 사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다.
장남인 서영배 회장은 고려대 경영학과와 일본 와세다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1982년 태평양에 입사했다. 이후 해외사업부 뉴욕지사 및 동경지사를 거쳐 1992년 태평양종합산업 회장으로 취임한 후 태평양개발을 맡고 있다.

차남 서 사장은 연세대 경영학과과 미국 코넬대학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후 1987년 태평양 과장으로 입사, 1990년부터는 그룹 기획조정실에서 근무하며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재경본부를 시작으로 그룹 기획조정실장을 맡아 태평양 증권과 패션, 프로야구단 돌핀스, 여자 농구단 등 계열사를 정리하는 등 과감한 구조조정을 진행하기도 했다.

◆화려한 혼맥관계

서 창업주는 2남4녀를 뒀다. 성환복지기금(보통주 2.64%, 우선주 2.57%)과 태평양복지재단(보통주 1.68%, 우선주 1.02%), 태평양학술문화재단(보통주 0.53%, 우선주 0.47%) 등을 제외하면 서은숙(보통주 0.39%, 우선주 0.33%)씨와 혜숙(0.38%, 0.33%)가 가장 많은 지분을 소유, 서씨가 4녀들이 고루 지분을 보유한 모양새다.

서씨가는 정관계로 연결된 화려한 혼맥을 자랑한다. 서 창업주의 장녀 송숙씨는 서강대학교 상경대학장 박내희씨와 결혼했다. 박세정 전 대선제분 회장이 그의 시아버지였다. 둘째 딸 혜숙씨는 김의광과 결혼했다. 김의광은 현재 태평양 계열사인 장원산업의 회장직을 역임한 바 있다. 김 회장의 아버지는 만주군 대위 출신으로서 국방부 차관, 상공부장관, 내무부장관, 교통부장관, 한전 사장을 지낸 김일환씨이다. 그는 경흥학원 이사장이기도 하다.

서성환 회장의 세째 딸 은숙씨는 고려대 의대 최상룡 교수와 결혼했다. 최 교수의 아버지는 박정희 정권하에서 국회의원, 국회 건설위원장을 지낸 최두고씨다. 부산 동성학원 이사장이기도 하다. 리베라 호텔의 고문이었던 서성환의 네째 달 미숙씨은 전 우성그룹 부회장 최승진과 결혼했다.

아울러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 신춘호 농심그룹회장, 최두고 전 국회의원 등과 사돈 관계를 맺고 있다. 서성환 둘째 아들 서경배 사장은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동생인 농심그룹 신춘호 회장의 딸 신윤정과 결혼했고 첫째 아들 서영배 회장은 방우영 초선일보 명예회장 딸 방혜성 씨와 혼인했다. 이로써 서씨 일가는 조선일보를 통해 GS그룹의 허씨 일가와도 연결되는 고리가 된다.

◆주 계열사 아모레퍼시픽…2015년 글로벌 탑 10 화장품 기업 목표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주사로 그룹에 속해있는 계열회사는 상장사 3개와 비상장사 7개로 총 10개사로 구성된다. 아모레퍼시픽, 에뛰드, 아모스프로페셔널, 이니스프리는 화장품 및 헤어제품 관련 회사이며, 태평양제약은 의약품 제조회사, 퍼시픽글라스는 화장품 유리용기 제조회사, 장원은 녹차원료를 생산, 퍼시픽패키지는 인쇄 및 지기제조, 판매하는 회사다. 지난 2006년 6월1일에 인적분할을 통해 주요사업인 화장품, 생활용품, 식품등의 제조 및 판매와 관련된 사업을 (주)아모레퍼시픽으로 이전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주사로 그룹에 속해있는 계열회사는 상장사 3개와 비상장사 7개로 총 10개사로 구성된다. 자료출처 전자공시
주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은 2010년 기준 매출 2조585억원, 영업이익 3402억원, 당기순이익 2844억원을 기록했다. 1945년 9월에 설립된 이후 66년 동안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며 한국 화장품 업계를 이끌고 있다.

창립 이래 국내 화장품 시장 1위를 놓친 적이 없는 아모레퍼시픽은 현재 국내 화장품 시장 점유율 39%로 2위 업체의 점유율 16.9%와 현격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현재 아모레퍼시픽의 최대주주는 35.4%의 보통주와 14.3%의 우선주를 보유한 태평양이고 서경배 사장이 10.72%, 아모레퍼시픽재단이 보통주 1.19%와 우선주 0.66%를 보유함에 따라 3대 주주로 등재돼 있다. 

2015년까지 글로벌 톱10 화장품 기업을 목표한 아모레퍼시픽은 해외사업을 핵심 성장동력을 삼고 있다. 현재 중점을 두고 있는 중국 및 아시아를 신성장 핵심지역으로 삼아 수익적 성장을 실현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는 라네즈와 마몽드 브랜드로 고객층을 확대하고 있는데, 지난해 12월 중국 상해내 방문판매 허가를 얻어 국내시장에서의 방문판매 노하우를 중국시장에 접목시킨 수익창출의 기회를 마련하기도 했다.

프랑스 시장에서는 현재 5대 향수 브랜드로 입지를 갖추고 있는 롤리타 렘피카 향수 사업에 집중, 메가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다. 미국 시장에서는 아모레퍼시픽 브랜드의 인지도 강화 및 해외 사업 역량 축적에 역점을 두고 있다.

설화수는 2011년 본격적인 중국 진출에 앞서 홍콩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했다. 설화수 스파를 포함, 홍콩시내 7개 매장을 통해 Asian Beauty의 정수를 전달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로의 인지도를 제고하며 50% 이상의 높은 매출 성장을 달성하기도 했다.

◆30년 녹차사랑이 낳은 ‘오설록’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나라마다 독특한 차가 하나씩은 있는데, 우리나라는 뚜렷이 내세울 차가 없다.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고 우리 전통 차 문화를 정립하고 싶다.” 서성환 회장의 얘기다.

1999년 당시 몸이 쇠약해진 서 회장은 휴양을 위해 하와이에 머물렀는데 뉴욕에서 일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던 중 잠시 들린 서 사장을 데리고 서 회장은 돌(Dole)사의 파인애플 농장으로 갔다. 서 회장은 아들에게 “이거야, 이렇게 만들어봐라” 한마디 던졌고 서 사장은 병중인 아버지의 간략한 말 속에 든 의중을 헤아려 ‘오설록 티 뮤지엄’을 건립하게 된다.

직접 다원(차밭)을 가꾸는 아모레퍼시픽은 1970년대 초반부터 30여 년간 100만여평의 황무지를 개간해 약 52만 평의 녹차밭을 조성했다. 국내 차문화 쇠퇴를 안타깝게 여긴 서성환 창업주는 30년 전 제주도 서광리의 물도 길도 전기도 없는 드넓은 황무지 15만평 대지에 녹차밭(다원)을 만들기 시작했다.

30여 년이 지난 이곳은 국토개간의 중요 사례가 됐고, 녹차는 감귤 대체작물로 자리 잡으면서 제주도민들의 수입에도 기여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녹차산업에 관심 있는 제주도민들에게 재배법을 교육하는 등 제주특산물로 녹차 육성에 노력하며, 연간 약 2만여명의 인력 고용효과도 거두고 있다.

서경배 사장의 차사랑 역시 극진했다. 미국 유학시절에도 기숙사 방에 수십 종의 녹차를 갖춰놓고 탐미했을 정도로 차에 관한 한 전문가 수준을 넘어서는 애호가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아버지 서 회장이 일궈놓은 제주도 녹차밭과 오설록 박물관을 찾는다.

설록차는 프리미엄 브랜드인 ‘오설록’과 매스 브랜드인 ‘설록’을 운영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차전문 인력을 통한 전문성과 직영다원의 직접 재배를 통한 안전성, 가공설비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식품 안전성을 우성시하며 설록차에 ‘문화가치’를 담아 전달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 제주 설록직영다원 서광, 한남, 도순을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