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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대지진 50일…조선업 ‘득과 실’

후판가 상승 ‘울상’ vs LNG선 수주기대 ‘활짝’

이진이 기자 기자  2011.05.04 08: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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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3월11일 일본 동북부에서 발생한 대규모 지진으로 국내 기업들이 사업별 피해상황을 살피느라 분주하다. 이는 조선업계도 마찬가지. 국내 조선업계에 따르면 이번 일본 지진은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일본 제철소가 1/4 가량 피해를 입으면서 후판가격 상승이 가시화 됐고, 후판가격 상승이 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조선사의 실적악화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반면, 원자력 수요 대체에너지로 LNG(액화천연가스)가 부각되며 LNG 수송선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는 점은 호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진 발생 50여일이 지난 현재 조선업계의 ‘득과 실’을 살펴봤다.
 
일본 대지진은 그 규모만큼이나 막대한 피해를 불러왔다. 지진 사태로 동북부에 위치한 제철소 5곳이 피해를 입은 가운데 일본 전체 철강 생산 능력이 1/4 가량 줄어들었다. 철강재 부족과 가격인상은 자연스레 뒤따랐다.
 
이에 따라 국내산 후판의존율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 포스코를 필두로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업체가 잇달아 가격인상을 결정하면서 수익악화가 우려돼 조선업계가 울상이다.
 
하지만 일본 원전을 대체할 에너지로 LNG가 꼽히고 있는 만큼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일본은 향후 10년간 43척의 LNG 수송선을 늘릴 것으로 보이며, 전 세계 LNG 발주량은 향후 7년간 284척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후판가격 인상…조선업계 ‘직격탄’
 
지난 4월19일 포스코가 후판가격 인상을 발표한데 이어 국내 철강사들이 가격인상 행진을 거듭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후판가격 상승은 조선업계 수익에 직격탄으로 작용한다.
 
포스코가 후판가격을 16만원(16.8%) 인상하기로 결정하면서 가격은 기존 95만원에서 111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에 대형조선사의 올해 영업이익률은 1% 가량 하락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따라서 조선사는 원가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선가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개별선종에 따라 선가가 다르게 반영돼 일부 선종은 전가가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지난 3월11일 일본 동북부 지역에 규모 9.0 대지진과 대규모 쓰나미가 발생했다. 조선업계는 이번 사태를 ‘양날의 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선종별 선가에서 차지하는 후판가격 비중은 벌크선, 유조선, 컨테이너선, LNG선, 해양플랜트 순서로 많다. 또한 후판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상승은 일반상선 5%~9%, LNG선과 드릴쉽(Drillship) 0.9%~2.5%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 전재천 연구원은 “유조선, 벌크선, 컨테이너선의 경우 선사의 지급 여력을 결정하는 용선 운임도 동반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원가 상승분을 선가에 전가하기 어렵다”며 “반면, 해양플랜트와 LNG선은 하반기까지 운임 회복이 예상돼 선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진입장벽이 있는 해양플랜트, LNG선이라 하더라도 수주 경쟁력으로 원가 상승분을 전가시키는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올해 들어 철광석, 석탄의 가격 급등은 인도의 철광석 수출 제한과 호주의 홍수 등 공급불안 요인이 작용한 점을 감안하면 올 4분기 5만원 정도 후판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원전수요 LNG로 대체 ‘눈길’
 
일본은 세계 3위의 원자력발전을 자랑한다. 연간에너지 생산량 중 28%(49GW) 이상을 원자력에 의존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오는 2030년까지 50% 수준으로 원자력 비중을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기존 54기 원전 외에 2030년까지 원전 14기를 증설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근 지진사태로 원전 증설이 백지화 가능성이 대두됐다. 이런 가운데 일본의 대규모 지진 발생으로 원자력 수요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로 LNG가 부각되고 있다. 일본을 비롯한 중국, 인도 등 브릭스(BICs) 국가의 수요가 장기화 될 것이라는 시각도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일본에서 향후 10년간 43척의 LNG 수송선 수요 증가와 더불어 전 세계 LNG 발주량은 향후 7년간 284척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수송선과 해양플랜트 등 LNG 관련 수주 규모는 7년간 1400억달러 이상을 기록할 전망이다.
 
신영증권 엄경아 연구원은 “일본 지진사태로 원자력 발전에 대한 원전수요가 한풀 꺾이고, LNG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원전수요 증가 둔화가 장기간 이어지면 이를 대체하는 친환경적인 에너지로 가장 적합한 것은 천연가스가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엄 연구원은 이어 “LNG 선박은 전 세계에 363척이 있으며, 21개 조선소만 LNG 선박을 건조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며 “이중 국내 6개 업체가 만든 선박은 60.2%를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빅3(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