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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전남 영암고 기숙사 ‘부실시공’ 의혹

경찰 안전성 검사 통보 무시하고 준공

장철호 기자 기자  2011.05.02 17: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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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해 준공된 전남 영암고등학교 기숙사에 검증되지 않은 자재가 사용되는 등 부실시공 의혹이 일고 있다. 특히 준공을 앞두고 전남도교육청 관계자의 직권남용 혐의를 조사하던 경찰이 기숙사의 안전성을 검사해야한다는 공문을 보냈으나, 도교육청이 이를 무시하고 준공을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일 전남도교육청과 무안경찰서, 제보자에 따르면 영암고 기숙사는 지난 2009년 7월16일부터 지난해 4월30일까지 26억여원의 공사비를 투입, 한옥형태로 지었다.

하지만 콘크리트 기둥과 보를 대신한 ‘합성스틸목구조’의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아 학생들의 생명을 담보도 불안한 시공을 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본지 확인 결과, 이 건축용 구조부재는 특허출원돼 있었으나, 구조체에 대한 적용실험(시험 성적서 없음)을 하지 않아 실제 건축에 사용할 수 없는 자재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암고 기숙사 부실 시공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구조체 실험결과를 바탕으로 설계가 이뤄져야하기 때문에 설계부실 의혹도 수반되고 있다.
게다가 조달청의 입찰공고는 ‘한식목구조’로 시공하는 일반공법임에도, 도교육청은 낙찰 후 2달여가 지난 시점에 특허가 사용된 공법이라고 원청업체에 통보해 특정품목을 염두에 뒀다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영암고 기숙사 공사와 관련, 전남 무안경찰은 도교육청 공무원이 원청업체에 압력을 행사하는 등 직권남용 혐의를 조사했었다. 수사가 한창이던 지난해 4월 중순께 ‘안전성이 의심된다’고 판단한 경찰이 준공검사를 미루고 안전성 검사를 해야한다는 의견을 도교육청에 제시했다.

그러나 도교육청은 2주 뒤인 지난해 4월30일 경찰의 안전성 검사 의견에도 불구하고, 준공검사를 완료했다.

전남의 한 건축사는 “이번에 사용된 자재가 기존 콘크리트 골재보다 비싸고, 시험성적서도 없는데 어떤 이유로 그 자재 사용을 고집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김기정 도교육청 시설과장은 “이 사건은 사법기관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여러 가지 질문에 답변할 상황이 아니며, 자료협조도 해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원섭 도교육청 행정지원국장은 “수사당국의 수사는 건물의 안전성 부분이 아니고, 직권남용에 대한 부분이다”면서 “동료의 수사에 결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이 시점에 취재에 응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