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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과잉 부산…수도권 꼴 되는 거 아냐?

[긴급진단] 투기·실수요 뒤엉킨 청약열기, ‘악성물량’ 변질 우려

김관식 기자 기자  2011.04.29 10:5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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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분양열기가 최고조에 달한 부산지역에서 아파트 공급 과잉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올 초부터 달아오른 부산발 청약열기로 인해 건설사들은 “지금이 기회”라는 판단과 함께 부산에서 대규모 분양을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지역 아파트 공급량이 급속도로 불어나면서 과잉공급 현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부산지역 모델하우스 방문객 줄서기 모습.

부동산정보업체들의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부산지역에서 분양을 했거나 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1만7480가구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집계된 3665가구에 비해 5배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코앞으로 다가온 5~6월에도 이 지역에는 8곳에서 총 6826가구가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계에서는 불처럼 번지는 부산지역 아파트 공급에 대해 ‘진화’가 필요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물량이 몰리다 보니 향후 입주시기 때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부산지역이 살아나고 있지만 실수요자들에 의해 열기가 조성된 것인지 투기수요가 끼어 있는 지 알아 봐야 한다”며 “(아파트 입주 시점)시장이 좋으면 상관없지만, 불황으로 접어들면 지금 쏟아내는 물량이 앞으로 수도권 일부 외곽 지역에 남아있는 악성물량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부산 일부지역의 경우,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70%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신규공급물량이 부족했던 탓이다. 물론 전셋값을 낼 바에 집을 사자는 실수요가 많다고 볼 수 있지만, 매매 차익과 임대수익을 기대하는 가수요자(투기)들도 상존할 가능성도 높다.

시장 전문가들은 ‘밀어내기식’으로 물량을 쏟아냈던 과거와 지금 부산지역 분위기가 유사하다는 분석이다.

부동산시장 호황기였던 2007~2008년 당시에도 전셋값과 매매값이 받쳐 줬기 때문에 가수요들이 몰리면서 높은 청약률 등 뜨거운 열기를 보인 바 있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 후 상황은 달라졌다. 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후 물량이 집중됐던 수도권 지역의 중대형아파트 등에 대한 수요는 사라졌고 집값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결국 이들 물량은 지금까지 처리하기 힘든 ‘악성’ 물량으로 남게 된 것이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몇 년 전 수도권에서 잘 나가던 한때 ‘묻지마 투기’를 했는데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자 계약금 5~10%를 포기하는 사례가 발생했다”며 “이렇게 되면 앞으로 미분양, 미입주 등으로 건설사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분양 마케팅 전문업체 대표는 “부산지역은 2006년보다 분양가가 비싼데도 분양이 잘되고 있다”며 “또 수요가 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20~30평형대 공급량을 늘리고 있어 향후 입주시점이 돼서 과잉공급으로 인해 집값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