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신다는 박순덕(57세)씨. 오랫동안 힘든 농사일과 가사 노동으로 그의 양 무릎은 항상 말썽이었다.
병원에서는 양 무릎 연골이 다 닳은 퇴행성 관절염 말기라고 수술을 권했으나 자식들이 알면 걱정할까 말도 못하고 고통을 참기만 했다고 한다. 농사일도 당장 그만둘 수 없어 수술을 미루다 미루다 추수까지 마치고서야 아픈 무릎을 끌고 필자를 찾게 되었다.
진찰 결과 박씨의 무릎은 연골이 거의 다 닳아 없어져 인공관절 수술밖에는 치료 방법이 없었다. 예전 같으면 인공관절의 수명이 10~15년 정도라 박씨의 경우 나이가 비교적 젊어 수술을 뒤로 미뤄야 했을지 모르나 인공관절의 재질과 수명이 개선되고 다양한 종류의 인공관절이 나와 젊은 관절염 환자도 인공관절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환자의 나이, 생활습관, 관절 손상 정도 등을 고려해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인공관절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세라믹형 인공관절
최근에는 비만과 외상 등의 이유로 40~50대 젊은 관절염 환자들이 늘고 있는데,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이렇게 젊은 환자에게 인공관절 수술은 금기나 마찬가지였다. 기존 인공관절의 수명은 15년 정도. 따라서 젊은 나이에 수술을 받으면 재수술을 피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이제는 25~30년은 거뜬히 사용하는 세라믹형 인공관절이 등장해 재수술의 걱정 없이 인공관절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세라믹형 인공관절은 기존의 인공관절보다 관절 표면이 매끄러워 마모가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오래 사용할 수 있다.
* 고굴곡 인공관절
60대 이상의 환자분들은 생활 습관을 고려한 인공관절이 적합하다. 나이가 많은 분들은 아무래도 좌식생활에 익숙한 분들이 많다. 기존의 인공관절은 120도 밖에 구부러지지 않아 의자, 침대 등의 입식 생활이 필수적이었다. 하지만 몇 십년간 좌식생활만 해오던 분들에게 억지로 입식 생활 스타일을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 따라서 이런 분들에게는 양반다리까지 가능할 정도로 많이 구부러지는 고굴곡 인공관절이 적합하다. 고굴곡 인공관절은 150도까지 구부러질 수 있기 때문에 좌식생활을 하는데 지장이 없다.
* 동양 여성용 인공관절
대부분의 인공관절은 서양인의 남성의 체형에 맞추어 제작이 되었기 때문에 동양 여성에게는 잘 맞지 않았다. 하지만 동양 여성용 인공관절은 이러한 단점을 보완, 동양 여성의 무릎 모양에 맞도록 좌우 폭을 짧게 하고, 전반적인 사이즈를 작게 조절해 환자의 무릎 관절 사이즈에 알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다. 때문에 수술 후 통증도 감소되고, 운동 각도 또한 10도 정도 늘어나 회복 속도가 빨라지게 되었다.
글_ 송문복 의무원장(힘찬병원 인공관절 센터 / 정형외과 전문의)
전문분야:고관절(엉덩이), 무릎 관절 질환 관절내시경 및 인공관절
경력:전 동인천 길병원 정형외과 과장/전 가천의대 정형외과 교수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