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제기동 재개발, 주민따로 학생따로 ‘부글부글’

‘5구역 추진’ 학생들 “NO” vs ‘7구역 해제’ 주민들 “NO”

서영준 기자 기자  2011.04.27 13:09:59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최근 서울시의 잇단 재개발사업 관련 발표에 고대 앞 제기동이 시끄럽다. 제기동 136번지 일대 제기5구역과 제기동 67번지 일대 제기7구역이 재개발사업 추진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두 구역은 도로 하나를 두고 마주하고 있어 제기동 주민들 사이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제기동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도로를 기준으로 오른쪽이 제기5구역, 왼쪽이 제기7구역”이라며 “각 지구별 조합사무실도 가까운 거리에 있는데 재개발사업 추진 여부에 따라 주민 동요가 심상치 않다”고 말했다.

   
지도상 출발지는 제기7구역, 도착지는 제기5구역. 이들  두 구역은 도로를 하나로 마주하고 있다. 출처는 네이버 지도.
서울시는 지난 21일 동북권 낙후지역으로 불리는 고대 앞 막걸리촌(제기5구역) 일대를 정비해 아파트와 대학기숙사가 함께하는 캠퍼스타운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제기5구역에는 최고높이 86m의 아파트 831가구가 들어서고, 고려대가 매입할 4629㎡의 부지에 총 286실, 635여명의 학생 수용이 가능한 기숙사가 들어설 예정이다.

반면, 25일 서울시는 제기동 67번지(제기7구역) 일대 9만8770㎡ 부지에 정비예정구역 해제를 발표했다. 정비구역 지정 요건을 일부 충족하지만, 정비예정구역 해제를 원하는 주민의 요청이 있어서다.   

때문에 서울시는 동대문구청의 요청을 수렴해 제기7구역 일대가 장기간 사업추진이 미흡하다고 판단하고, 재정비구역 해제 절차를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5구역 캠퍼스타운 조성, 7구역 정비예정구역 해제

서울시의 제기5구역 캠퍼스타운 조성안 발표에 고려대 학생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고대 정문 앞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방을 구할 수 있는 곳인데, 재개발이 이뤄지면 학생 주거지가 사라지고 평균
   
정비예정구역 해ㅔ 소식에 제기7구역 조합설립추진위원회는 억울한 입장이다.
방값도 상승해 학생들의 주거권에 문제가 생긴다는 이유에서다.

재정비구역 해제가 진행 중인 제기7구역 상황은 더 심각하다. 특히 동대문구청과 다량의 공문을 주고받으며 정비구역 지정을 위해 노력해온 조합설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분통이 터진다는 입장이다.

추진위 김태연 위원장은 “정비구역 지정을 위해 동대문구청이 시키는 일은 모두 했는데 뒤통수를 맞았다”며 “추진위는 전체 토지등소유자 685명 중 359명(52.4%)의 동의를 얻어 재개발사업 추진의지를 분명히 전달했다. 모든 방법을 강구해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고 강조했다.

지난 22일에는 동대문구청과 추진위가 간담회를 연 사실도 확인됐다. 하지만 동대문구청장은 그동안 추진위와 동대문구청 사이에 오간 공문 내용은 물론 그동안의 진행상항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동대문구청 측은 “정비예정구역 해제 발표는 서울시에서 하는 것”이라며 확답을 피했다.
  
재개발 사업에 반대하던 인근 주민들도 불만을 토로했다. 한 제기동 주민은 “서울시나 동대문구가 정말로 주민들 의견을 듣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며 “재개발 소문이 돌면서 남은 건 주민 동요와 뛰어오른 땅 값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