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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차 ‘짝퉁 잔치’…해외차에만 언론 관심

[상하이모터쇼] 세계 5대쇼 버금가는 위상 ‘덩치는 커졌지만’

신승영 기자 기자  2011.04.25 09: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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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모터쇼(혹은 오토쇼)는 수많은 완성차업체들을 비롯해 타이어, 부품, 모터스포츠, 튜닝 등 다양한 영역에서 최신 제품과 첨단 기술력을 선보이는 자동차 산업의 꽃이자 치열한 전쟁터다.

전 세계 곳곳에서 지금도 모터쇼가 진행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북미 국제 오토쇼(The North American International Auto Show·일명 디트로이트 모터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International Automobile Ausstellung: IAA) △파리 오토 살롱(Mondial de L'Automobile) △제네바 모터쇼(International Motoshow and Accessories Geneva) △도쿄 오토 살롱(Tokyo auto salon) 등이 5대 모터쇼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격년으로 열리는 중국 모터쇼가 이 5대 모터쇼의 위상을 넘보고 있다. 모터쇼가 가진 역사와 전통을 제외한다면 규모나 내용면에서 상당부문 5대 모터쇼의 한자리를 차지해도 무방하다.

지난 4월19일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오는 28일까지 열리는 ‘2011 상하이 국제 모터쇼(The 14th Shanghai International Automobile Industry Exhibition: Auto Shanghai 2011)’를 통해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모터쇼를 살펴봤다.

   
상하이모터쇼를 찾은 수 많은 인파들.

지난 2009년 단일 시장으로 미국을 제치고 글로벌 1위에 오른 중국은 지난해 1800만대가 판매되며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25%를 차지했다. 이 같은 중국의 위상이 그대로 반영된 2011 상하이 모터쇼에는 2100여개에 달하는 기업들이 참여했다.

외형뿐만 아니라 내용에서도 한층 격이 달라졌다. BMW M5 컨셉트 및 뉴 6시리즈 쿠페를 비롯해 △기아차 K2 △닛산 티다 △메르세데스-벤츠 컨셉트 A-클래스 △볼보 유니버스 △쉐보레 말리부 △스바루 XV 컨셉트 △아우디 Q3 △폭스바겐 뉴 비틀 △푸조 SxC 컨셉트 등 수많은 모델들이 상하이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이번 모터쇼에 만난 한국 CEO들에게서도 변화된 위상을 느낄 수 있었다.

상하이 모터쇼에서 중국현지전략모델 K2를 소개한 기아차 이형근 부회장은 “(상하이 모터쇼)격이 많이 높아졌다. 수년전만 해도 양산차나 공개된 컨셉카 위주의 전시가 이뤄졌지만, 지금은 글로벌 메이커들이 중국시장을 타깃으로 한 월드프리미어 모델들을 내놓고 있다”며 소감을 밝혔다.

프리미엄 UHP(초고성능)타이어 ‘벤투스 S1 노블’을 선보인 한국타이어 중국지역본부장 허기열 사장도 “한국타이어가 중국시장 1위 업체이지만 시장점유율이 15%에 불과할 정도로 수많은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며 “이제는 중국시장이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단계”라고 평가했다.

또한 직분사 터보 가솔린 엔진이나 가변 밸브 시스템과 같은 중국 현지 업체들이 선보인 최신 기술력도 글로벌 수준과 격차가 상당이 좁혀진 모습이다.

◆시장적 위상 높아…현지 기업은 글쎄

반면, 상하이 모터쇼는 중국 자동차 산업의 한계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시장과 기술의 교환(以市场换技术)’이란 중국 정부의 정책 하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합작을 통해 중국에 진출할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중국 업체들은 상당한 기술력을 축적할 수 있었지만 R/D개발능력은 전혀 쌓지 못한 모습이다.

연간 2000만대 판매에 달하는 시장 확대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중국 기업들은 현재 스스로 기술력을 향상시키지 못하고, 핵심 원천 기술을 해외브랜드에 의존하고 있다.

더군다나 저가 시장을 제외한다면 중국 시장에서 GM, 폭스바겐, 토요타, 현대기아차 등 해외 브랜드들이 시장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모터쇼에서도 중국 현지 기자들은 대부분 자국 브랜드가 아닌 해외 브랜드의 부스에서 높은 관심을 보이며 열띤 취재를 하고 있었다.

   
이번 모터쇼에서 전시된 중국 현지 브랜드 전시차.

또 중국 현지 업체들은 흔히 ‘짝퉁’이라 불리는 모방 제품들로 제살깎기 식 행태를 보였다. 짝퉁 차량들은 외국인들의 호기심 대상으로 전락했을 뿐, 공간만 차지했다.

해외 완성차업체들이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한 마케팅이나 3~4년 뒤를 내다본 새로운 디자인 비전을 선보였다면, 중국 현지 업체들 부스에는 복제 모델이라고 해도 무방한 차량들로 신뢰감을 떨어뜨린 것.

상하이 모터쇼에 참여한 중국 현지 업체들은 많았지만 머릿수를 채우는 역할뿐, 실제로 언론과 관람객들의 관심은 해외 브랜드로 집중됐으며, 이 같은 문제가 해결되기란 요원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