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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주협회장 자리 놓고 ‘이런저런 뒷얘기’

최은영·현정은 ‘여성오너’ 협회장 자리 왜 안올랐을까, 다양한 해석

이진이 기자 기자  2011.04.22 14:5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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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선주협회장 자리를 두고 이런저런 말들이 많았다. 협회장을 추대하는 과정에서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는 것인데, 내용은 이렇다. 최근 법정관리 중인 대한해운의 이진방 회장이 물러난 자리를 STX 이종철 부회장이 이어받았다. 표면적으론 특별한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관례가 깨진 게 아니냐’는 시선이 있다. 여태껏 협회장 자리는 대형선사 오너 경영인 차지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 두 여성 오너가 협회장 자리에 오르지 않은 이유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단, 업계에서는 “선주협회장은 국토해양부 등 관계부처와 부딪힐 일이 많고 또 현재 기업 상황 또한 녹록치 않아 부담감이 부메랑처럼 되돌아올 것이란 판단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회장님들의 요즘 고민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은 지난해 해운업계 불황에서 벗어나 최고실적을 달성했음에도 풀어야할 과제가 많다.  
 
   
왼쪽부터 현정은 회장, 최은영 회장.
현대그룹은 최근 사활을 걸었던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셨고, 이에 따라 현대상선을 중심축으로 그룹 정상화를 도모하는 데 기량을 집중해야 한다. 또 최근 북한이 일방적으로 현대그룹의 금강산 사업 독점권 효력을 취소한다고 통보해오는 등 대북사업에 제동이 걸리면서 안팎으로 신경 쓸 일이 많다. 독점권 취소가 현실화 될 경우 현대아산은 토지·사업권 확보에 투자한 5000억원, 시설투자 2268억원, 관광매출 손실 4075억원 등 엄청난 손실을 입게 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현 회장은 무엇보다 내부 경영 추스르기에 집중해야 할 처지다.
 
한진해운은 중장기적으로 한진그룹과 계열분리 수순을 밟고 있는 중이다. 최 회장은 지난 2006년 고 조수호 회장의 타계로 국내 최대선사의 수장을 맡게 됐다. 이후 2009년 12월 한진해운의 지주사인 한진해운홀딩스를 출범하면서 본격적으로 경영일선에 나섰다. 
 
가깝게는 한진그룹과 계열분리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지난해 8월과 올 1월에 최 회장과 두 딸 조유경, 조유홍씨가 대한항공 지분 일부를 매도한 것. 항공과 해운을 한 그룹에서 도맡아하는 사례가 없다는 것이 최 회장 측 주장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한진해운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16.7%를 보유한 대항항공으로, 여기에 한국항공의 한진해운홀딩스 지분을 합하면 27.4%를 보유하게 된다. 최 회장과 양현재단 등의 지분 26.5%와 자사주 4%를 더하면 30%를 웃돌아 경영권을 확보가 가능한 상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한진그룹과 계열분리를 위해 독립 경영하는 모습을 부각시키려고 협회장 자리를 원했지만 회사가 안정세에 접어들자 협회장 자리의 필요성이 약해진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해운업 경험부족 때문에? 
 
한편, 최근 중동지역의 정정불안과 일본 대지진에 해운업계가 불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도 그렇지만, 이들 여성 경영인들의 해운업 경험부족 때문에 협회장 자리를 고사했다는 후문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기적으로 해운 시황도 부담되고, 최은영 회장이 해운에 입문한지 4년여 정도밖에 안됐기 때문에 경험을 더 쌓은 뒤에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게다가 회원사간 갈등을 조정하고 정부와 선사의 소통을 담당하는 중역을 맡는 협회장 자리도 부담스럽다는 해석도 있다. 유독 선주협회장은 각종 규제와 정책 등으로 국토해양부와 부딪힐 일이 많아 대형선사 오너가 총대를 메고 희생해온 자리는 현재 상황에서는 가시방석이 될 수밖에 없다는 풀이다.
 
이 때문일까. 지금까지 전문경영인보다 오너경영인이 협회장에 적합하다는 평가도 이렇듯 굵직한 사안이 있어왔기 때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당초 고사에도 불구하고 3위 선사 STX팬오션의 전문경영인 이종철 대표가 취임한 것도 이들 여제를 향한 아쉬움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선주협회 관계자는 “시기적으로 해운시황이 안 좋기 때문에 해운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전문성을 갖춘 사람을 고려해 협회장으로 선임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