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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 맞은 천일염, 대상-사조해표 ‘신경전’

소금 시장 1위 놓고 설전, 판매량 기준이 이유

조민경 기자 기자  2011.04.21 11:3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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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일본 원전 사태로 방사능 노출 우려와 더불어 나트륨 과다 섭취가 이슈로 부상하며, 나트륨 함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천일염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특히, 일본 원전 사태로 바닷물이 오염되면서 이후 생산되는 소금에 방사능 노출 걱정으로 소금을 사재기 하는 소비자가 크게 늘었다. 이와 관련, 대상과 사조해표의 신경전이 시작됐다. 판매량과 매출을 두고 줄다리기를 하는 모양새다.

소금 수요가 늘면서 지난해 9월 기준 30kg 포대 당 1만원 수준이던 원염 공급가가 4월 현재 2만5000원으로, 250% 상승했다.

방사능 노출 우려로 소금, 특히 천일염이 인기를 끌며 비축 수량이 소진될 지경에 이른데 따른 결과다.

이러한 가운데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사조해표가 지난 19일 천일염 신제품을 선보이며, 보도자료를 통해 ‘소금 판매량 1위 선두기업’이라는 문구를 사용, 대상(매출액 기준 1위)과의 신경전을 예고했다.

◆매출액 vs 판매량, 데이터는 입맛 따라?

이에 뒤질세라 대상도 하루 만인 20일 사조해표 보도 자료에 대한 정정 자료를 통해 사조해표 주장에 반박하고 나섰다.
 
대상이 제시한 링크아즈텍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이후 전체 소금시장에서 대상 청정원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상과 사조해표가 소금시장 1위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대상과 사조해표의 천일염 제품.
대상 측은 “판매금액뿐 아니라 판매량에 있어서도 사조해표가 1위가 아니다”며 “현재(2011년 4월) 시점에 보도 자료를 내면서 지난해 10월 기준의 자료를 근거로 거론한 점은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사조해표는 “우리는 판매량이라고 언급했지, 판매금액이나 M/S(시장 점유율)로 표현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지난해 10월 자료에서 판매량 기준으로 사조해표가 19.2%, 대상이 13.9%로 사조해표가 1위를 차지했다는 것. 또, 화학조미료에 해당하는 맛소금(사조해표는 맛소금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을 소금에 포함시키지 않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상은 “자체적인 기준으로 데이터를 취사선택해 시장점유율은 판단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대상은 식품공정상 식염은 천일염, 재제염, 태움용융소금(구운소금, 죽염), 정제소금, 기타소금, 가공소금(맛소금 등) 등 6가지 유형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맛소금 역시 소금류로 분류하는 것이 맞다는 설명이다.

◆문제된 소금시장은…

지난해 전체 소금 판매금액은 459억원이고 판매량은 2113만kg에 달했다. 식품업체 중 소금 시장에 진출해 있는 업체는 대상, CJ제일제당, 사조해표, 샘표식품 등이다.

소금 판매금액 기준으로는 대상이 180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고, 이어 CJ제일제당이 94억으로 2위를 기록했고 사조해표와 샘표식품이 각각 37억, 19억으로 뒤를 이었다. 

전체 소금 시장 중에서도 최근 천일염이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천일염이 광물에서 식품으로 분류되면서 업체들이 천일염 사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일본 원전 사태로 방사능 노출이 우려되면서 요오드 성분을 미량 함유하고 있는 천일염 매출이 급상승했다. 바닷물 오염으로 인해 이후 생산되는 천일염 안전성을 확신할 수 없는 점도 천일염 소비를 이끈 이유다. 정제염에 비해 나트륨 함량이 20% 가량 낮은 특징 역은 최근 나트륨 과다 섭취 이슈와 맞물려 소비를 촉진시키고 있다.

천일염은 바닷물을 염전에 가둬 자연 상태에서 수분을 증발시켜 만든 것으로, 제조 방식에 따라 토판염(갯벌에서 채염)과 장판염(갯벌에 장판을 깔아 그 위에서 채염)으로 구분된다. 천일염 전체 생산량의 62~70%가 전남 신안에서 생산되고 있어, 업체들은 신안 현지 생산자들과 공동 투자하거나 산지종합처리장을 준공해 천일염 사업을 펼치고 있다. 
 
◆대상-사조 신경전에 CJ제일제당 추격

업계는 천일염 사업을 중장기적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키우기 위해 힘쓰고 있다. 실제 천일염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 게랑드 소금보다 미네랄 함량 등 품질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천일염은 날씨 영향으로 염전이 4~10월에만 가동되기 때문에 이 시기에 생산해 비축해 두고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천일염 시장은 대상이 29.6%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사조해표가 13.0%, CJ제일제당이 8.9%, 샘표식품이 7.6%로 뒤를 이었다. 매출액으로 따졌을 때, 대상은 33억을, 사조해표가 13억을 기록했다. 이어 CJ제일제당과 샘표가 각각 11억, 8억7000만원을 나타냈다.

대상과 사조해표가 전체 소금시장 1위를 놓고 설전을 벌이는 가운데, CJ제일제당이 천일염 시장 1위 수성을 노리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천일염 100억원 매출을 목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오는 6월 토판염 제품을 출시하고 천일염을 명품 브랜드화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키워나간다는 전략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명품 소금으로 불리는 프랑스 게랑드 소금처럼 이미지, 품질 개선작업을 통해 명품 브랜드화 해나갈 계획”이라며 “중장기적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키워나갈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