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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세습’…현대重 “우린 현대차노조와는 달라”

‘동일조건 우대’ vs ‘가산점 부여’…현대重 직계가족 근무자 2000여명

전훈식 기자 기자  2011.04.20 14:5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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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현대자동차노동조합(이하 현대차노조)의 ‘고용세습’ 요구가 파장을 불러일으키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유사고용을 해온 기업들은 비난의 화살이 향해질까 이에 대해 해명에 나서고 있는 반면, 노동계 일각에서는 이번 고용세습 요구가 그간 노조가 주장해온 형평성 논리에 어긋나 여론의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7일 현대차노조가 올해 임금단체협상안(임단협)에 신규 채용시 정규직 자녀들에게 혜택을 주는 이른바 ‘정규직 세습’을 요구한 것과 관련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노조는 “이미 다른 기업체에서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언론에서 너무 과장해 보도하는 것이 문제”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작 ‘다른 기업체’들은 “현대차노조가 말한 유사 고용형태는 전혀 다른 것”이라며 현대차노조와 같은 선상에 놓이는 것을 피하는 눈치다.

◆현대重에서는 ‘고용세습’ 자랑하기도

현대차노조의 정규직 고용세습 논란이 업계에 큰 파장을 던진 가운데 국내 최대 노동조합 중 하나인 울산 현대중공업이 때 아닌 유탄 세례를 맞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고용세습은 '동일조건 하에 우대'한다는 원칙으로 현대차노조와는 큰 차이점을 보인다.
현재 약 2만5000여명이 일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현대차노조 고용세습 주장과 가장 유사한 고용 구조를 가진 사업장 중 하나다.

대졸 신입사원 모집시 매년 100대 1에 가까운 경쟁률을 기록, 기술 연수생 모집에도 보통 3대 1 이상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는 현대중공업은 부자·부부·형제 등 가족 근무자들이 2000여명이 일하고 있어 가족적인 분위기로 운영되고 있다고 공공연하게 외부에 알렸다.

일례로 지난 2007년 8월 현대중공업 보도자료에 따르면, 당시 현대중공업은 직계가족 근무자만 2000여명에 이렀다. 가장 많은 사례론 298쌍의 부부가 함께 근무하고 있으며 부자(夫子)가 함께 근무하는 경우는 199쌍이다.

실제 현대중공업 임단협에 명시된 “동일조건일 때 직원 자녀를 우대한다”는 규정이 있다. 이 요구안은 지금의 현대차노조와 같이 1970~80년대 현대중공업 노조 활동이 강성할 때 생성됐다.

이와 관련해 현대중공업 측은 “다만 상징적일 뿐”이라며 “이로 인해 입사한 사례는 아직 없다”고 입장을 명백히 밝혔다.

또 이 두 규정간의 가장 큰 차이점은 현대중공업은 ‘동일조건 하 우대’이며 현대차는 ‘가산점 부여’라는 점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박정태(가명, 31세) 노무사는 “현대 중공업의 고용승계는 ‘동일조건’이라는 전제가 배경에 있다”며 “하지만 현대차의 ‘가산점’의 경우 다른 응시자와 출발점이 다르기 때문에 초점을 동일하게 봐서는 안 된다”라고 언급했다.

◆노조주장 ‘신분의 형평성’ 무색

결국 현대차노조의 이번 요구안은 본인들이 주장하는 ‘신분의 형평성’ 논리에서 크게 어긋나게 됐다.

노동계 한 인사는 “기업이라는 거대집단에 대응하기 위한 노조가 거대집단으로 변질돼 국민이라는 약자를 우롱하는 처사”라며 현대차노조의 이번 요구안을 비판했다.

사실 그 동안 현대차노조는 임원진들의 고용 승계에 대해 많은 불만을 표출하며 여론의 지지를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 요구안 논란으로 그들의 주장이 무색해졌다는 평이다.

물론 회사 발전에 크게 기여한 근로자에게 혜택을 주는 것은 이라고 하지만 청년실업이 심각한문제가 되고 제기되는 가운데 과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임동섭(가명, 29세)씨는 “국가유공자도 나라발전에 크게 기여한 몇 몇에게만 해당하는 것”이라며 “장기근속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러한 혜택을 준다면 공무원 자식도 동일하게 적용될 여지가 생기게 된다”고 비난했다.

현대차노조 대의원대회에서 이번 ‘고용세습’ 요구안에 가결될 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