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신한금융그룹의 초석을 놓은 고 이희건 신한은행 명예회당 추모식이 준비 중인 가운데, 오는 21일 예정인 이 추모식이 큰 문제 없이 엄수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고인은 엄혹한 관치금융의 시대에 민간 은행을 설립, 키운 시중은행의 선구자였던 데다 신한의 정신적 지주로 오래 자리매김해 왔습니다. 특히 지난해 신한금융그룹의 여러 고위층 인사들이 대거 낙마한 상황에서 고인의 추모식은 큰 의미를 가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새로운 지도 체제 출범으로 일말의 혼란을 다 잡은 상황에서 추모식이 신세대와 구세대가 하나가 되어 ‘신한 웨이’의 핵심 가치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란 예상도 있습니다.
◆‘부서장 포함 직원’의 범위는?
하지만 이 같은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추모식을 앞두고 일말의 아쉬움을 낳는 공지가 붙었습니다. 본점 안전을 관장하는 은행 안전관리부에서 붙인 이 안내문의 내용의 골자는 이렇습니다. ‘20일 주차장에서 전차 출차, 21일 부서장 포함 직원 주차 금지.’
부서장 포함 직원이란 어디까지일까요? 그간 대체로 신한은행 및 그룹 소속 금융자회사들의 인사 내용을 참고해 보면, 부서장은 본점으로 따지면 부장급, 은행 일선으로 나가면 지점장급인 것으로 해석됩니다.
‘20일 주차장에서 전차 출차, 21일 부서장 포함 직원 주차 금지’ 안내문. |
따라서 부서장 포함 직원을 주차 금지 대상으로 정한 것은 ‘직원급’에 대한 공지라는 해석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신한지주 한동우 회장이 근래 스킨십 경영을 강조하면서 임직원을 두루 만난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도, 본부장급 이상은 신한금융투자,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및 신한 아이타스 본부장급 이상 경영진들과의 조찬을 시작으로 하는 행사의 접촉 대상으로 언론들은 표현했고 일선 지점장 이하는 깜짝 일선 방문 등으로 접촉의 기회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추모감정, 윗선이 더 강해야 정상인데
신한지주 한동우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직원들이 열심히 노력해 준 데 감사한다”고 일명 신한 사태의 수습 공로를 다수의 이름 없는 직원들에게 돌렸으며, 직원들 사이에 신한 웨이가 굳건하다고 자부심을 강하게 드러낸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이번 추모식에서만 보더라도 ‘직원’은 의무 부여의 대상이고, 임원급 상당은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 대상에서 ‘열외’되는 것으로 오해를 사서는 안 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고인에 대한 추모감정은 직급에 따른 지시로 생길 것도 아니고, 막상 고인과 친밀감으로 보면 오히려 고위급 인사들이 더 가깝고 옷깃을 자발적으로 여미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자연스러운데, 오히려 역으로 추모감정을 부서장급 포함(이하) 직원에게 더 강하게 부과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싶습니다.